임대차시장은 이미 안정세…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릴 필요
25개 자치구 재건축·재개발 총량제 도입 의견도
"재초환으로 개발이익만큼 임대주택 공급하는 것도 방법"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과 수도권 9곳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추가 지정하는 내용의 정부 시장안정화 대책과 관련, 전문가들은 쏠림 현상이 나타난 지역에서 중·장기적인 수요 억제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관련 자치구의 주택 가격이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간 쏟아진 규제에도 불구하고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학습효과'로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관련 대책으로 최근 국지적 과열이 나타난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단기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쏟아진 정부의 잇딴 규제정책와 추가적인 주택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규제 학습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단기적으로 가수요나 다주택자들에게는 심리적 압박감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부의 규제 여부와 무관하게 서울 전 지역이 상승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주택시장 역시 서울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상승장은 여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투기지역 추가 지정이 해당 지역의 추가 상승 시그널로 읽힐 수 있다"면서 "성남시 분당구가 지난해 9월5일 투기과열지구 지정 이후 더욱 올랐던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추가적인 부동산 규제 강화 또는 완화 카드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안정세를 '기다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용적률 완화나 그린벨트 해제 카드 등이 언급되지만 이 경우 시장에서 호재로 읽히며 집 값에 불을 붙일 수 있고, 1주택자 비과세 요건 강화 및 재건축 연한 강화 등은 공급을 줄이는 신호로 읽혀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랩장은 "너무 많은 정책 카드를 소진시켜 내성이 생기게 하기보다는 모니터링을 하며 시장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실제 상승세는 전국이 아닌 서울 등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임대차시장은 상당히 안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권대중 교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통해 환산한 개발이익만큼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도 추가적으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좋은 방안 중 하나"라면서 "서울 25개 자치구에 재건축·재개발 총량제(쿼터제)를 도입해 오르지 않은 곳 위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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