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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공포확산]아파트 공화국인데… 2050년 빈집 '300만' 쇼크 온다

최종수정 2018.07.27 09:28 기사입력 2018.07.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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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ㆍ수도가 여의치 않은 무허가 건축물 1100가구가 빼곡히 몰려 살고 있는 강남구 구룡마을(왼쪽부터)과 수 년간 지방에 방치돼 있는 빈집들의 모습 /

전기ㆍ수도가 여의치 않은 무허가 건축물 1100가구가 빼곡히 몰려 살고 있는 강남구 구룡마을(왼쪽부터)과 수 년간 지방에 방치돼 있는 빈집들의 모습 /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고층 빌딩과 초호화 아파트 밀집지역 맞은편에 들어선 이 동네는 서울에 몇 남지 않은 판자촌이다. 전기ㆍ수도가 여의치 않은 무허가 건축물에 1100가구가 빼곡히 몰려 살고 있다. 서울 지역엔 구룡마을처럼 판잣집ㆍ비닐하우스에 사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내 '주택 이외 거처' 가운데 판잣집ㆍ비닐하우스는 총 2279가구에 이른다. 주거난이 심각한 서울의 현주소인 셈이다.

판잣집에 빼곡히 살 정도로 주거난이 심각한 강남권에 빈집도 의외로 많다. 2016년 기준 서울시 빈집 총 9만4668가구 중 가장 빈집이 많은 지역은 강남구다. 무려 1만4317가구가 비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송파구도 6406가구가 빈집으로, 서울시 25개구 중 3번째로 빈집이 많은 자치구에 이름을 올렸다. 서초구 역시 5886가구가 방치돼 있었다. 이곳 빈집은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비어있거나 정비사업지에 포함되지 않은 주거지가 인근 기반시설과 함께 방치된 결과다. 이 역시 1000만명이 몰려 있는 초대형 도시 서울의 또 다른 모습이다.

'빈집 공포'가 만성적인 전ㆍ월세난이 빚어지는 서울ㆍ수도권까지 덮쳤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2050년대 수도권의 빈집은 광역시 수준인 100만 가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역 불균형을 초래하는 재개발이나 선심성 도시재생 정책으로 빈집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대한민국 2050 미래 항해'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우리나라 전체 주택의 10%인 302만 가구가 빈집이 된다. 특히 수도권에서만 100만 가구가 빈집이 될 것으로 봤다. 경기도는 55만 가구, 서울 31만 가구, 인천도 14만 가구가 빈집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빈집공포확산]아파트 공화국인데… 2050년 빈집 '300만' 쇼크 온다

서울 같은 수도권 일대에 이처럼 빈집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정비사업 쏠림현상 때문이다. 올해 계획된 전국 재건축ㆍ재개발 일반물량은 107개 단지, 5만6373가구. 이중 서울 물량은 29곳 1만3312가구로 절반 이상이 서초, 청량리, 마포 등 도심권에 집중됐다. 주거 밀집지를 대상으로 정비를 진행하는 탓에 빈집 자체가 처음부터 대상에 포함되기 힘든 구조다. 시공사 등 민간사업자의 이해관계도 영향을 미쳤다.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시공사 입장에서는 소유자를 찾기 힘든 빈집이 대거 포함된 지역을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다.

최근에는 서울시 등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소규모 정비 방식인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거주자가 많고 소유주가 분명한 주거지'가 주 대상인 탓에 빈집은 또다시 제외됐다. 이는 흔히 '달동네'로 표현하는 구룡마을, 백사마을 등의 정비가 10년이 넘도록 장기화되고 있는 이유와도 같다.

활용하려는 빈집의 구체적인 데이터조차 확보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부재도 빈집을 늘렸다. 통계청 수치에는 서울 빈집이 9만4668가구인 반면 서울시 자체 조사로는 1만8000여가구로 나타나고 있다. 과거 통계에는 미분양과 미입주 물량을 빈집에 넣었던 이유도 있지만 전문적인 관리가 부족해 일부 자치구에 등록된 빈집 가운데는 실제 사람이 살고 있거나 소유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수년째 빈집으로 등록되지 않은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SH공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SH형 빈집뱅크'의 활용도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행히 최근 국회에서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의 개정 법률안이 발의돼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근본적으로는 빈집 소유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대부분의 빈집 소유주들은 재건축과 재개발과 같은 대규모 정비사업에 참여할 재정적 여유가 없는데다 주택 정비를 통해 임대인을 찾기도 힘든 상태다. 관리가 힘들다고 철거를 진행할 수도 없다. 집을 허문 땅은 나대지로 분류돼 별도의 세금을 내야하기 때문이다.

이현수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는 "서울시내 곳곳에 흩어진 빈집을 찾아 보수하는 시스템보다 왜 빈집이 생겼는지, 왜 방치돼 임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인근 기반시설 정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빈집대란으로 인한 지역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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