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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③]"빌려서 장사" 자영업자 70%가 부채 '빚쟁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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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 늙어가는 대한민국 부채
2. '빚' 썸(SOME)의 청춘
3. 돈 없는 우리 사장님
4. '빚'이라 쓰고 '집'이라 읽는다

[대한민국 부채보고서③]"빌려서 장사" 자영업자 70%가 부채 '빚쟁이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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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560만 자영업자 주머니 사정이 영 신통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금융회사의 대출 원리금 상환 압박, 임대료 상승까지 비용이 끊임없이 오르면서 빚에 허덕이고 있다.

수익은 늘지 않는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수익 증가율은 6년 만에 사상 최저를 기록하기도 했다. 자영업자는 소득 흐름이 불안정하고 대출 규모가 커 사실상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서 겨우 사업을 운영해나간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국 자영업자 중에는 '빚쟁이'가 많다. 자영업자 70% 이상이 부채를 지고 살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개인사업자대출'이 늘고 있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자영업자들이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가계대출 외에 사업자 명의로 받는 기업대출이다.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은행의 5월 말 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181조494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3.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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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려서 장사' 월급쟁이보다 빚 많은 가게 사장님= 자영업자는 급여소득자에 비해 부채 비율이 높다. 일반적으로 보증금이나 권리금, 임대료를 비롯한 운영비 등 거금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목돈을 대출로 확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박'이 나지 않는 이상 원금을 조기에 상환하기는 쉽지 않아 이자를 갚아나가며 대출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영업자는 총부채상환비율(DTI)도 높다. DTI의 경우 40대 자영업자를 기준으로 2016년 기준 평균 44.35%다. 급여소득자(23.4%)에 비해 20% 포인트 이상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비해서도 자영업자 DTI의 증가폭(7.9%포인트)이 급여소득자(2.4%포인트)에 비해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은 직장인처럼 회사에서 보증을 서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에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경우 가계 신용대출에 비해 평균 금리가 최대 1.2%포인트 높다. 이마저도 신용등급이 높아야 받을 수 있으며 신용등급이 낮으면 제 2금융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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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리금 상환 부담도 클 수 밖에 없다. 2017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를 기반으로 살펴보면 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가구주가 자영업자인 경우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지난해 33.60%로 상용근로자(22.13%), 임시일용근로자(21.9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높다. 대출 전체 규모가 큰 데다 이자부담도 더 많은 것이다.

◆경기따라 위험성 커진다…부동산임대업ㆍ제 2금융 '쏠림' = 자영업자 대출은 규모 뿐 아니라 위험성도 확대되고 있다. 1금융권인 시중은행들이 부동산임대업에 대출을 집중하는 한편 기존 대출자들은 자금을 구하기 위해 2금융권 대출을 늘리고 있다.

은행들의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을 살펴보면 도ㆍ소매업이나 숙박ㆍ음식업에 비해 증가 속도가 빠르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가 큰 IBK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1분기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21.08% 증가하는 동안 숙박ㆍ음식업은 8.60% 늘었다.

타 시중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임대업 관련 대출에 비중이 커지면 대출 건전성은 부동산 경기 여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담보성이 강한 편이지만 개인사업자대출의 경우 신용대출 비중도 높아 경기에 따라 연체ㆍ부실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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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구의 은행 대출 비중은 2012년 6월 68.54%에서 지난해 6월 64.47%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영업자 대출의 비은행금융기관의 비중은 31.46%에서 35.53%로 늘었다. 자금이 필요한 자영업자들의 빚이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 숫자조차 확인 안되는 자영업자 = 자영업자 대출은 총 규모가 명확하지 않다. 한은과 금융감독원 등 관련 기관들이 각 데이터를 내놓았지만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현 상황에서는 사업자등록증을 기반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을 기반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자영업자들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을 받은 경우가 81%에 달한다. 보험담보대출이나 카드론 등 기타 대출도 자영업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금 공급처 중 하나다. 사실상 가계대출의 비중이 높지만 급여소득자와 자영업자를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현재 여러 루트에서 나오는 통계가 착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자영업자들은 소득 흐름이 불안정하고 대출 규모가 커 종합적인 부채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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