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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新경제지도]경공업 넘어 '첨단산업' 확대…진짜 경협도 개성공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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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불확실 속 유일한 돌파구
5년간 GDP 0.1%P 증대 효과
입주기업 96% "재입주 의향 있다"
저렴한 노동력·풍부한 지하자원 등
국내기업에 새로운 생기 불어넣어

[한반도 新경제지도]경공업 넘어 '첨단산업' 확대…진짜 경협도 개성공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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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남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희망'이다. 70년 분단체제에 지친 남북한의 시민들은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봤고 세계는 자국 이기주의와 보호 무역주의로 점철된 신냉전 체제 속에서 화해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봤다. 다른 한 켠에서는 저성장 늪에 빠진 경제인, 기업인들에게 '다시 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특히 대내외 환경에서 경영애로를 호소하고 있는 중소기업에게 북한은 기회의 땅이다. 이들은 경협 구상을 넘어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기려 한다.

경제협력은 더이상 먼 얘기가 아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양국 지도자가 경제협력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통해 남북경협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핵 병진노선을 5년만에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력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中企서 부는 피스노믹스, 물꼬는 개성공단
중소벤처기업부 등 경제부처들은 남북 경협 아이템을 검토하고 구체화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첫손에 꼽힌다. 개성공단은 가장 대표적인 경협모델이었다. 누적생산액은 32억 달러(약 3조 4643억원), 북한 근로자 수는 5만4000명에 달했다. 중기부는 가장 먼저 개성공단에 입주하는 중소기업을 보호할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당시 중소기업청은 개성공단 기업전담지원팀을 운영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통일부 등 연관된 기관의 협업을 이끌었다. 개성공단 재가동 논의가 본격화되면 중기부는 개성공단 태스크포스(TF) 등을 마련해 관련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재입주 의사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와 개성공단기업협회가 공동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96%가 '재입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무조건 재입주'(26.7%), '정부와 북측의 재개 조건 및 상황 판단 후 재입주'(69.3%) 등으로 조사됐다. 재입주 희망 이유는 전체의 79.4%가 '개성공단이 국내ㆍ외 공단 대비 우위의 경쟁력 보유'를 꼽았다. '투자여력 고갈 등으로 개성공단 외 대안이 없어서'(10.3%) 등이 뒤를 이었다. 개성공단의 경쟁력 우위 요소로는 80.3%가 '인건비 저렴(인력풍부)'이라고 답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중소벤처기업부는 금융과 기술, 인력, 마케팅, 수출 등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모든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남북 경협에 참여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입주하겠다 봇물…55만명 北근로자에 눈독

중소기업 대표 경제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도 남북경협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015년부터 구성한 통일경제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북한 근로자 55만명 채용을 통한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와 북한 경제 개발 활성화 구상까지 마련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회장은 남북 경제협력은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성장기회가 될 것이라며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 회장은 지난달 11일 중소기업주간 행사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국내 제조업ㆍ서비스업 300개 업종에 특화하도록 교육하고 국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중기중앙회가 일정 정도 역할을 맡을 것"이라며 "남측은 북측 인력의 도움을 얻고 북측은 유입된 인건비로 자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현재 국내 산업현장 인력 수요가 110만명 정도인데 이중 50%인 55만명의 북한 근로자만이라도 채용한다면 인력 수급이 원활해질 것"이라며 "55만명의 북한 근로자들이 연간 3000만원 연봉을 받고 이 가운데 2000만원을 고향으로 송금할 경우 연간 100억달러(약 10조 8290억원) 정도가 북한에 들어가는 만큼 현지 경제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기중앙회는 지난 4월 통일부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10대 과제'를 전달했다.

벤처기업협회도 첨단 산업을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로 내세워 경협 참여의지를 밝혔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그동안 경제협력 분야에서 벤처기업들과 북한의 강점이 어떻게 결합될 수 있을까를 많이 생각해 왔다"며 "벤처기업계가 남북 경제협력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정부에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안 회장은 벤처기업이 남북 경제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북한은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IT가 발달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간 남북 경제협력은 경공업 수준이었지만 보다 고도화된 산업도 가능하리라고 본다"며 "IT 벤처기업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무장지대(DMZ)를 첨단산업단지가 들어설 최적지로 꼽았다. 안 회장은 "남북측으로 4㎞에 걸쳐있는만큼 경제계 입장에선 광활한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경기도 북부 지역의 경우 평야가 많아 공장을 짓기에도 수월해 해당 DMZ 지역에 첨단 업종을 중심으로 한 산업단지를 만들게 되면 시너지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北 잠재력 무궁무진

경제단체와 기업들이 앞다퉈 북한으로 진출하는 이유는 역시 잠재력이다. 언어가 통하는 노동자, 저렴한 노동력, 풍부한 지하자원, 한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기업들에게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남북 경협 얘기를 꺼내면 '아이디어가 샘솟는다'며 눈을 반짝이는 기업인들이 많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발표한 '한반도 신경제비전과 경제계 역할'이란 자료에 따르면 한반도 구상이 실현되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 평균 0.81%포인트의 국내총생산(GDP) 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성장률 증대 요인은 자원 이용과 사회적 갈등 경감 효과(0.47%), 시장 확대(0.27%), 군 병력 감축 효과(0.07%)가 꼽혔다. 5년간 주요 산업별 GDP 증가 예상 총액은 모두 831억 달러(약 89조 9806억원)로 예측됐다.

중기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소기업연구원도 분주하다. 중기연구원은 최근 국내 중소기업의 대북 진출 활성화 등에 대비해 '북한경제의 글로벌 가치사슬 편입과 산업고도화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의 역할과 정책과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연구원은 우선 북한산업 현황과 대외 경쟁력 실태를 구체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북한경제의 시장화와 경제관리방식 개선조치에 따른 기업의 운영 실태도 분석한다. 또 남북한 생산협력체계 구축과정에서 남한 중소기업의 경쟁우위 확보 방향과 지원정책 수단을 발굴할 방침이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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