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처음이라] 아파트 구조, 판상형·타워형이 대체 뭐죠?

판상형은 널빤지처럼 생긴 일자형태…여의도, 목동 등 신도시에 많아
타워형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외관 특징…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판상형 구조의 서울 여의도 아파트촌(사진=리얼투데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10여년 기자생활을 했지만 부동산은 처음입니다. 이제껏 집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성인 평균 지식 미만이었음을 자신(?)합니다. 누구에게나 '첫 부동산'이 있습니다. 샀든 빌렸든 말이죠. '부동산은 처음이라'를 통해 투자전략이나 전망은 제시하지 못합니다. 저도 잘 모르거든요. 대신 부동산에 대해 처음 알아 갈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들로 시리즈를 채우겠습니다. 문의 메일도 환영합니다.

"기사 쓴 것 보고 연락드렸어요. 판상형, 타워형 어떻게 다른거죠? 어떤게 더 좋은건지…"

이제 막 부동산부에 발령 받아 학습에 여념이 없던 얼마 전, 예전 출입처 임원으로부터 메세지를 받았다. 청약을 준비중인데 판상형과 타워형으로 나뉘는 기준이나 각각의 구조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는것이 좋겠느냐는 질문도 들었다. 당장에 명확하게 답을 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특히 같은 단지 안에 두 타입이 함께 구성되는 혼합형도 자주 등장한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부동산연구소 차장의 도움을 받아 관련 내용을 알아봤다.

판상형 구조는 한 개 동이 한방향으로 일자(ㅡ) 형태로 향하고 있는 것을 뜻한다. 이 동들을 눕혀놓으면 마치 널빤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판상형(板狀形) 구조라고 불린다. 주택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던 시기인 1960년대부터 판상형아파트가 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계획도시인 여의도를 비롯해 목동신도시와 평촌, 분당 등 1기 신도시 내 아파트 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판상형구조다. 20~30년 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공통적인 특징은 ▲남향위주 배치 ▲저렴한 관리비 ▲(상대적으로) 낮은 주택가격 등을 꼽을 수 있다. 판상형이 선호되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동들이 남향 위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남쪽을 바라보고 있으므로 채광성 및 통풍성을 높일 수 있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편이다.

남향의 장점은 난방비 절감으로 이어지고, 비교적 단순한 설계 덕에 유지관리비가 적어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관리비용이 낮아진다. 또한 판상형은 타워형에 비해 고난이도의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시공기간도 짧다. 공기가 단축되면 인건비 등 건축비가 줄기 때문에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건물 디자인이 획일화 돼 있어 보기에 좋지 못하다는 단점도 있다. 일부에서는 판상형아파트를 성냥갑을 세워둔 듯한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성냥갑 아파트'라고 부르기도 한다.

타워형 구조의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사진=리얼투데이)

타워형 구조는 서민들보다는 중산층에게 더욱 어울리는 구조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에 주로 사용된다. 보통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에 지을 수 있는데, 단지 내 근린생활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다가 주변에 상업·문화시설이 함께 들어서게 되므로 생활편의성이 뛰어나다.

특히, (타워형)주상복합아파트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지어지며 화려하고 고급적인 외관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아 '랜드마크 아파트'가 되기도 한다. 서울의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트라팰리스', 마포구의 '메세나폴리스' 등이 있다.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아이파크',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도 대표적이다.

차별화된 외관 외에도 타워형은 조망권 확보에 유리하다. 산이나 강, 호수, 바다 등 우수한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세대별 방향과 라인을 배치해 설계할 수 있다. 세대별로 양면개방형 구조나 삼면 개방형 구조로 적용해 이른바 '파노라마 조망권'을 확보한 곳도 있다. 이밖에 일반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부지에도 건립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자형인 판상형과 달리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 처럼 와이(Y)자형으로 지을수 있고 미음(ㅁ), 엑스(X)자 형 등 다양한 구조가 가능하다. 토지 이용이 효율적일 뿐 아니라 단지 중앙에 공원이나 조경시설을 확보하기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타워형 구조가 주로 지어지는 주상복합아파트 용지는 ‘지대(地代)’와 ‘건축비(建築費)’가 높아 아파트 가격이 높다는 점이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채광성 및 통풍성이 떨어지며 공공요금 증가에 따라 관리비인상도 예상해볼 수 있다. 판상형에 비해 창문이 작아 환기도 어려워 일부 노년층은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김병기 차장은 "입지적인 요인에 따라 판상형과 타워형 선호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서웊숲 갤러리아 포레’ 처럼 서울숲과 한강이 가까이 있다면 타워형이 유리할 것이고, 부산 남해바다와 광안대교 조망이 가능한 ‘해운대 아이파크’도 마찬가지도 타워형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더욱 가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심 한복 판에 특별한 의미 없이 타워형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라면 굳이 추천하고 싶지 않다"면서 " 요즘은 주상복합아파트(초고층 제외)도 판상형구조나 혼합형구조로 지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속을 생각한다면 판상형구조가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