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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124전 125기' 김지현 "비우니까 채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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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선수 출신 이색 이력, 우승 비결은 '무심타법', "채영언니와 영상통화하면서 펑펑 울었어요"

김지현이 KG-이데일리레이디스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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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이렇게 쉬운 것을 왜 진작 못했을까요?"


'124전125기'의 주인공 김지현(26ㆍ한화)이다. 지난달 3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레이디스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0m 버디를 넣어 데뷔 7년 만에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맛봤다. 생애 첫 우승의 여운이 고스란히 남아 있던 지난 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며 "마음을 비우니까 우승이 채워졌다"고 활짝 웃었다.


▲ "채영 언니 보다는 빨랐어요"= 투어에서 성격 좋기로 유명한 선수다. 친한 동료들이 유독 많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털털하기 때문이다. 우승 직후 무려 400통 이상의 축하 메시지를 받았을 정도다. "지난해 두산매치 준우승 당시 200통이 왔다"는 김지현은 "이번에는 문자가 폭주했다"면서 "정말 휴대전화에 불이 나는 줄 알았다"는 농담을 곁들였다.


다음날 아메리카텍사스슛아웃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17시즌 첫 승을 신고한 노무라 하루(일본)는 "내 우승보다 너의 첫 우승이 더 기쁘다"는 진심을 담았다. '159전160기'를 달성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윤채영(30ㆍ한화)과는 영상통화를 하면서 펑펑 울었다. 오랫동안 우승이 없어 속을 태운 동병상련이다. "언니가 '잘 이겨냈다'고 해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우승 퍼팅인줄 몰랐어요"= 18번홀에서는 사실 운까지 따랐다. 두번째 샷에서 왼쪽의 해저드구역을 피해 아이언을 선택했지만 오른쪽 언덕으로 날아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다행히 경사면을 맞고 페어웨이로 굴러갔고, 기어코 '3온 1퍼트' 작전에 성공했다. 그린에서는 버디 퍼팅을 앞두고 공동선두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게 오히려 '약(藥)'이 됐다.


대형 리더보드가 있었지만 시력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는 게 재미있다. 극적으로 우승 버디를 솎아내고서도 세리머니가 평범했던 까닭이다. "캐디 오빠가 '네가 우승했다'고 말해줬을 때 어안이 벙벙해 진짜냐고 되물었다"는 김지현은 "동료들이 물병을 들고 달려올 때서야 실감이 났다"며 "만약 리더보드가 보였다면 엄청 떨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김지현은 '124전 125기' 비결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던 '비움'과 '기다림'을 꼽았다.

김지현은 '124전 125기' 비결로 모든 것을 내려놓았던 '비움'과 '기다림'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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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트트랙 선수 출신이에요"= 초등학교 때 6년 동안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한 이색 경력을 갖고 있다. 전국대회에서 수많은 메달을 수확한 유망주였다. 함께 운동을 했던 선수 가운데 기억에 남는 선수로는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였던 '빙속여제' 이상화(28)를 꼽았다. "아마 이상화 선수는 나를 잘 몰랐을 것"이라고 배시시 미소를 지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스케이트를 벗고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를 하던 사촌오빠와 언니의 영향이 컸다. 사촌오빠의 "골프를 하는 게 어떻겠냐"는 권유로 자연스럽게 입문했다. 쇼트트랙과 수영으로 다져진 체력과 유연성이 토대가 됐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 상비군에 선발됐지만 곧바로 프로로 전향해 2009년 시드전을 거쳐 이듬해 정규투어에 입성했다.


▲ "동력은 무심타법"= 지난 겨울 미국 전지훈련에서 많은 땀을 쏟았다. 비거리를 10야드 늘렸고, 스윙은 콤팩트하게 가다듬었다. 매일 저녁 10분 이상 실시한 '빈 스윙 효과'를 톡톡히 봤다. "몸이 스윙을 기억하니까 승부처에서 긴장감이 확연하게 줄었다"며 "아마추어골퍼 역시 빈 스윙을 통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실전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찬론을 펼쳤다.


성격이 급해 그동안 우승을 앞두고 조급증에 발목을 잡힌 적이 여러 차례다.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에 대한 생각을 접고 편하게 플레이했다"면서 "첫 우승을 했으니 앞으로 욕심을 더 내려 놓겠다"고 다짐했다. 몇 승 등 구체적인 목표를 잡지 않은 이유다. "매 대회, 매 샷 최선을 다 하겠다"며 "기회가 있다면 일본 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소개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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