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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에서] 이미림의 'LPGA투어 성공기'

최종수정 2018.08.27 12:43 기사입력 2014.10.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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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시 루이스와 박인비 등 '빅 2' 격침시켜 '스나이퍼'로, 남은 미션은 숏게임

LPGA투어에 데뷔한 첫 해에 시즌 2승을 거둔 이미림이 본지와의 인터뷰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박준석 프리랜서(shooterzun@naver.com)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었지만 참았다."

데뷔 시즌에 벌써 2승, 나 홀로 미국 진출을 강행한 이미림(24ㆍ우리투자증권)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성공기'다. 혜성같이 나타나 LPGA투어 직행 티켓을 따낸 것도 아니다. '지옥의 레이스'라고 불리는 퀄리파잉(Q)스쿨을 2위로 통과하는 집념이 출발점이다. 지난 16일 국내에서 열린 LPGA하나ㆍ외환챔피언십 출전 차 귀국한 이미림을 스카이72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 "그냥 와서 되겠니?"= 첫 출발은 괜찮았다. 세 번째 등판이었던 파운더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해 특급 루키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세계무대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톱 10' 진입조차 힘들었고 두 세 차례 걸러 '컷 오프'의 굴욕도 당했다. "초기에는 적응하기가 많이 힘들었다"며 "그냥 한국에 돌아와 쉬고 싶었고, 엄마가 해주는 음식들이 먹고 싶었다"고 했다.

매주 대회를 따라 이동하는 떠돌이 생활이야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언어와 환경이 모두 다른 미국에서는 향수병을 겪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멘털코치의 도움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이용현 동덕여대 체육학과 교수다. "지금 포기하고 돌아올래? 성공해서 와야지", 딱 이 한 마디가 머리를 때렸다. 대단한 조언이라기보다는 처량한 현실에 맞았고,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8월 마이어클래식에서 드디어 LPGA투어 첫 우승을 일궈냈다. 상금랭킹과 세계랭킹이 덩달아 요동쳤다. 3개 대회를 지나 이달 초 중국에서 열린 LPGA투어 아시안스윙 1차전 레인우드클래식에서 두 번째 우승이 터졌다. 무엇보다 첫 우승은 '골프여제'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를, 두 번째는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제압해 '스나이퍼'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이미림은 LPGA투어 데뷔 첫 해 마이어클래식과 레인우드클래식 등 벌써 시즌 2승을 일궈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 "미국은 내 체질?"= 이미림이 바로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데뷔해 2011년부터 매년 1승씩을 쌓은 선수다. 2012년에는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해 간판스타로 올라섰다. 다승이 없다는 게 '옥에 티'다. 시즌 중반까지는 괜찮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샷이 무뎌졌다. 브라이언 리베드비치 스윙코치가 미국에 있다는 것도 원인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다.

"4년 동안 꾸준히 스윙을 봐주고 있다"는 이미림은 "한국에서는 시즌 중반 샷이 흐트러져도 고칠 방법이 없었다"며 "미국에서는 대회가 없는 주간에 찾아가 샷을 점검한다"고 소개했다. "덕분에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팅까지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보다 연습 환경이 좋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매트가 아닌 진짜 잔디 위에서 연습하는 게 너무 마음에 든다"는 자랑이다.

미국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는 댈러스에 살고 있는 이모의 도움도 컸다. 이모집에서 짬짬이 보내는 시간이 보약이 됐다. "음식을 가리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밥이 최고"라고 입맛을 다셨다. 실제 이모집에서 2주간 쉬고 곧바로 첫 우승을 했다. 투어 기간에는 호텔에서 생활한다. "미국에서 집 장만을 하려면 아직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한다"며 웃음을 곁들였다.

▲ "숏게임만 더 다듬으면 천하무적"= 선수들은 보통 부모나 에이전트가 따라다닌다. 이미림에게는 그러나 9살 많은 언니 이지훈씨(33)가 스케줄을 책임지는 매니저이자 동반자다. 미국 전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까지 이어지는 투어에 언니만 동행한다. "엄마, 아빠가 단 한 번도 미국 투어에 와 보신 적이 없다"며 "시즌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모시고 동계훈련을 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미림의 성공기는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9위(262야드)의 장거리포가 동력이다. 미국에서 통하는 이유다. 여기에 그린적중률 10위(74%)의 '송곳 아이언 샷'을 장착했다. "짧은 코스에서는 누구나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전장이 길어질수록 장타자가 유리하다"는 이미림은 "어렵다고 평가된 코스에서 스코어가 더 잘 나온다"며 "숏게임이 가장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해 '숏게임 연마'에 타깃을 맞춘 까닭이다.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기량이 좋아졌지만 운도 많이 따라줬다"는 이미림은 "선수를 우대해 주고, 선수들은 경쟁보다 즐기는 투어 분위기가 좋다"며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국내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 LPGA투어에 도전장을 던진 유일한 선수, 이미림이 국내 무대에 안주하려는 선수들에게 새 희망을 던져줬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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