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컬링동화] 팀킴 "폭언과 훈련 방해…지도자들이 성장 꺼렸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킴'은 최근 대한체육회에 낸 호소문과 관련해 지도부가 해명을 한 부분들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로 뛴 '팀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을 비롯한 지도자들이 "팀의 성장을 방해하고 껄끄러워했다"고 주장했다.

김은정,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등 팀킴 5명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자들이 선수들을 많이 통제했다. 인터뷰를 통제하거나 선수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전혀 하지 못하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우리가 더 성장하면 교수님(김 전 부회장)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꺼려했던 것 같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다른 지역의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창올림픽 전후로는 인터뷰에서 교수님이 원하는 답을 하도록 지침을 줬고, 외부에서 오는 팬들의 편지를 먼저 확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가족인 김 전 부회장과 장반석ㆍ김민정 감독 등 경북체육회 컬링지도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며 지난주 대한체육회, 경북체육회, 의성군 등에 호소문을 보냈다. 여기에는 지도자들이 폭언을 하고, 가족 행사에 선수들을 동원했으며 국제대회 상금 등을 제대로 배분하지 않았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팀킴은 "평창올림픽 1년 전에는 교수님이나 우리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나 대회가 끝난 뒤에는 교수님이 국내 컬링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서 선수들을 이용하고 성장을 방해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선수생활을 지속해야 하고 교수님의 영향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기까지 심사숙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지도자의 강압 때문에 5명이 함께 훈련하는 일도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장 감독은 폭언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문을 내기도 했으나 선수들이 녹취록을 제시하면서 일부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팀킴은 "호소문에서 밝혔던 팀 사유화, 인권, 훈련과 관련한 문제들이 더 세세히 밝혀지고,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오는 19일부터 팀킴 논란에 대한 특정감사에 돌입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