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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예상된 결과…시장은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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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이변은 없었다. 결국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가 면허 취소의 위기를 넘겼다.

지난 17일 국토교통부는 "법을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해야 한다는 등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면서도 항공산업 발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면허 유지의 이익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면허 취소로 인한 근로자 고용 불안, 소비자 불편, 소액주주 손실 등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란 게 핵심적인 배경이다.
진에어 직원들은 1900여명에 이른다. 국토부의 면허 취소 결정을 막기 위해 집회를 개최했던 진에어 직원모임은 진에어에 직접ㆍ간접 고용된 인원이 약 2만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한꺼번에 직장을 잃을 경우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점이 면허 유지 사유 중 하나로 꼽힌다.

또 소액주주들의 피해와 외국인 투자자들의 소송 역시우려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진에어에 대한 면허 취소 관련 청문 절차를 진행하면서 진에어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결국 손해를 본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이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근거로 대규모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진에어 주주는 2만4000여명이다. 또 지난달 기준 진에어 주식의 11.8% 가량이 외국인 투자자 지분이다. 진에어의 주가는 최근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면서 지난 4월 고점에 비해 35% 넘게 빠졌다.

논란은 컸지만 시장은 진에어 면허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제로 면허 취소 여부를 발표하기 하루 전날인 16일 진에어의 주가는 소폭 상승 마감했다. 또 발표 당일에는 개장 초반부터 5% 이상 급등하다가 정부 결정이 발표된 직후에는 23%나 폭등해 변동성 완화장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주가도 17일 2% 넘게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1% 가까이 올랐다. 내년 3월까지 예정된 비행편 가운데 200여 편의 운항을 감편한다고 밝혔음에도 말이다. 이는 항공기 정비 불량으로 인한 출발 지연 사태가 계속되자 국토부가 "항공편을 줄이라"고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벌어진 '기내식 대란'에 이은 또 하나의 악재였지만 이미 예상된 조치였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었다.

국내 증시가 악화일로를 치닫는 상황에서 두 국적 항공사의 주가가 하락하기를 바라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나 결과가 시장의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이 생긴다. 그동안 한진ㆍ금호의 총수 일가는 항공사를 소유물처럼 여겨 왔다. 특히 이번 사태를 통해 항공사를 계열사 부실 경영을 메우는데 이용하고, 항공기를 개인 택배 차량처럼 사용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한 두 번 이랬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총수 일가는 국민을 볼모로 한 진정 없는 사죄만을 되풀이하고 정부는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눈 감아주는 행태를 선보인다. 이 모든 것은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아 더 씁쓸하다.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것은 대외적 변수, 즉 '트럼프'일 뿐이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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