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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퇴장한 유정복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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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의 위대한 성장에 직접 힘을 보태지 못하지만 후회는 없다." 민선6기 인천시정을 이끌었던 '유정복호(號)'가 4년간의 항해를 멈췄다. 유 전 시장은 최선을 다해 달려온 만큼 보람이 더 컸다고 했지만, 정치인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때 그 아쉬움의 무게가 어떠할 지 짐작이 된다.

물론 선거에서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듯 유 전 시장의 정치적 행보는 계속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2년 후 실시되는 21대 총선에서 거주지인 인천 남동구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비록 재선에는 실패했지만 공직내부와 지역사회 안팎에서 유 전 시장에 대한 평가가 냉혹하지 만은 않다. 적어도 그가 4년 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인천시장에 당선됐을 때와 비교하면 '친박 정치인'으로만 매몰됐던 이미지를 조금은 털어내지 않았냐는 여론이 적지 않다. 여기에는 그가 인천 출신의 첫 민선 인천시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인천의 정체성과 가치를 찾는 시정운영에 역점을 둔 것이 둔 것이 긍정적 평가로 작용한 점도 한 몫 한다.

유 전 시장은 최초·최고(最古)의 역사와 문화, 168개의 섬, 국제공항과 항만,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이 갖고 있는 무수한 가치들을 알리는 재창조 사업에 역점을 뒀다. 또 인천발 KTX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등 인천 중심의 철도망 구축사업과 인천개항 창조 프로젝트, 해양박물관 유치 등의 내용이 담긴 교통·해양·환경 등 7대 인천 주권 회복 사업, 애인(愛仁)정책 등 시민 자긍심을 높이는 사업에 주력했다.

일부에서 자화자찬 논란도 있었지만 인천이 주요 경제지표에서 부산을 앞섰다는 '서인부대(서울·인천·부산·대구)'라는 신조어도 인천시민부터 달라진 인천의 위상을 바로 알고 자부심을 갖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지역사회에선 그동안 인천시가 도시개발과 성장에 쫓겨 지역 정체성과 가치를 찾는 고민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인구 300만명이 넘는 국내 3대 도시임에도 그저 수도권의 다핵도시 중 하나로 인식돼온 게 사실이다. 인천은 우리나라 해양역사의 시초가 된 도시지만 늘 국가 항만정책- 부산항과 광양항의 투 포트 정책 등-에서 소외되고, 수도권 지향의 교통체계 때문에 다른 광역시·도와 달리 지역 교통의 중심 거점 역할도 못했다.

인천에서 태어난 토박이 비율이 낮고 타 지역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이 높은 도시특성상 애향심과 연대감이 부족하다는 점도 인천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걸림돌이 돼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의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도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인천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편협돼 있는가를 보여준 단적인 예다.

민선7기 닻을 올린 박남춘 시장도 인천 출신이다. 그 역시 인천에 대한 자긍심과 애정이 남다를 것임은 의심하지 않는다. 박 시장의 대표 슬로건인 '인천특별시대' 역시 인천의 위상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렇기에 시(市) 정부가 바뀌었다고 해도 시민의 자긍심을 높일수 있는 정책과 사업을 멈춰선 안된다. 사회에서 낙오되고 실패한 사람들의 도시라는 오명을 씻어내려면 가늠할 수 없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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