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 댓글 문화는 심각성이 크다. 과연 이렇게 악취나는 쓰레기통을 민주주의 활성화라는 장점 하나 때문에 존속시켜야 하나 라는 회의감이 들 정도다.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의 싸구려 저질 댓글들이 넘쳐난다. 댓글이 아니었다면 뒷골목 낙서나 선술집에서 잔뜩 술을 마신 취객의 입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들이다. 예컨대 최근 전남 강진에서 발생한 여고생 실종 사건과 관련해, 여고생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는 기사에는 고인의 몸무게를 거론하는 댓글이 달린다. 필리핀에서 현지인 가이드에게 성추행 당한 9살 여아의 사건이 담긴 기사엔 자신의 변태적 성욕을 충족시키려 하는 듯한 댓글들도 있다.
무엇이든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댓글은 특히 그렇다. 집단지성을 통한 민주주의의 활성화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익명성 보장이라는 방패 뒤에 온갖 변태적 욕구ㆍ패륜ㆍ저질ㆍ삐뚤어진 패배주의ㆍ피해 의식ㆍ선입견ㆍ조롱 등 그야말로 감정의 쓰레기들이 집약된 사회의 하수구라는 단점도 명백하다. 우리나라는 주요 포털이 본연의 임무와 역할보다는 뉴스에 달리는 댓글로 먹고 살려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부정적 문화를 조장ㆍ방치하는 바람에 '하수구의 악취'가 유독 심하다.
우리 사회는 과연 댓글의 어느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할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시기가 됐다. 앞으로 점점 더 복잡해지고 첨단 기술이 발달해 '사이버'가 세상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댓글 아니 삐뚤어진 댓글 문화와 댓글러들의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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