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슨에서 개발한 날개 없는 선풍기는 수많은 중국 업체들이 베껴낸다. 국내 오픈 마켓에서도 다이슨 정품 대비 10분의 1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50만원대의 헤어드라이기도 비슷한 디자인을 채용해 3만원대에 판매한다. 다이슨의 무선 청소기는 디베아라는 업체가 베꼈다. 디자인이 흡사한 것은 물론이고 가격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무엇이든 싸고 좋게 만들어 팔겠다'는 샤오미의 제품들은 가성비 높기로 유명하다. 실체는 '산짜이(山寨, 위조품)'에 가깝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샤오미의 무선 충전식 선풍기는 일본 발뮤다의 제품을 카피한 것이다.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 역시 발뮤다와 벤타 제품을 적절히 섞었다. 스마트폰서도 비슷한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판매를 시작한 '미8 SE' 제품은 아이폰X와 흡사한 노치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가격이 약 30만~33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들어서는 모방을 넘어선 창조로 이어지고 있다. 샤오미가 만든 300만원대의 자전거 '치사이클(QiCycle)'을 살펴보자. 이 제품은 샤오미가 투자한 스타트업이 만들었는데 탄소 섬유로 프레임을 만들었고 변속 장치에 일본 시마노의 최고가 구동계 '울테그라 Di2'를 탑재했다. 제품 보다 샤오미의 스타트업 투자가 눈에 띈다.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개발된 제품을 샤오미가 판매한다. 이렇게 접근하다 보니 샤오미는 전자제품부터 여행 가방까지 판매할 수 있게 됐고 '산짜이' 이미지도 조금씩 벗어 던지고 있다.
수년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스마트폰용 듀얼카메라 개발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가장 먼저 채택한 것은 애플의 아이폰7플러스였다.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듀얼카메라 채택에 앞다퉈 나섰다. 이제는 화웨이를 따라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혁신이란 먼저 도전하는 기업에 주어지는 타이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때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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