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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비밀병기' 장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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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단독 회담과 확대 회담의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두 나라 정상이 통역만 남겨둔 채 하기로 했던 단독 회담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으로 시간도 줄어들고 어수선했던 반면 양측 공식 수행원들이 참석한 확대 정상회담은 분위기가 훈훈했다고 한다. 확대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 일등공신이 장하성 정책실장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시 회담장에 있었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같은 역할을 하는 장 실장을 ‘비밀병기’라고 표현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장 실장의 농담과 유머 감각에 대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의 거침없는 농담에 대통령도 파안대소한다고 한다. 장관과 수석들이 모두 고개를 조아리고 대통령의 말을 깨알같이 받아 적어 ‘적자생존(적는 자만이 생존한다)’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이전 정권 청와대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장 실장의 이런 면모는 소통하는 청와대, 대통령과 참모들이 격의 없이 토론하는 청와대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도 기여했다. ‘안철수의 멘토’였던 장 실장이 문재인 청와대에서 자리를 잡는데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장 실장의 유머 감각을 높이 평가하는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그의 업무 능력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을 피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부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입장할 때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지만 장 실장이 입장할 때는 조용했다.

잘 사는 사람들과 못사는 사람들의 소득 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져 대통령이 29일 가계소득동향 점검회의를 긴급소집했다. 관련 통계가 지금 나왔을 뿐이지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이 나온 지는 오래됐다.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서민들의 한숨 소리를 못 듣는 것인지 듣고도 모른 체하는 지 장 실장을 비롯한 경제 참모들은 경제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니 대책이 나올 리도 없다. 이날 회의에서 나온 결론도 저소득층 소득 성장을 위해 ‘특별히’ 노력하기로 한 것이다. 경제는 경제 부총리가 챙겨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청와대가 세세한 정책까지 챙기면서 국정을 주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 컨트롤 타워인 정책실장이 자유로울 수 없다.
요즘 재계나 금융계 사람들을 만나면 장 실장 후임이 누가 될 것 같으냐고 묻는다. 교체를 기정사실로 하고 묻는 질문이다. 청와대 기류는 다른 것 같다고 이야기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시장의 평가와 기자들의 평가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아픈 지점'이라고 표현한 소득 분배 악화 등 양극화 심화를 막을 수 있는 ‘비밀병기’의 등장을 바라고 있다.
/정치부 차장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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