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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최종수정 2017.04.28 13:41 기사입력 2017.04.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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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지난 한 주간 국내 전자업계는 한마디로 축제 분위기였다. 25일 SK하이닉스부터 시작된 주요 전자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는 '사상 최대 랠리'였다. SK하이닉스는 매출액 6조2895억원, 영업이익 2조4676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9조9000억원과 9215억원으로 모두 역대 두번째로 많은 실적이었다.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6조31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인 1조26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전자기업의 실적 랠리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주인공인 반도체 슈퍼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로만 보면 한국 전자기업은 거칠 것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지금의 축제 분위기에 도취할 수만은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 '디스플레이굴기'를 내세우며 기술 개발과 시설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기 대문이다. 중국 전자 기업들은 한국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중국은 2014년 '반도체산업발전 추진 강요'에서 2020년까지 연평균 20% 성장을 통해 중국 현지 반도체 업체와 글로벌 선두 기업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실제로 2016년 중국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도 대비 20.1% 증가한 4366억 위안을 달성하며 글로벌 연평균 성장률(6.4%)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9월 중앙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 반도체 산업 투자 펀드'가 조성됐으며 지방 정부도 연이어 반도체 펀드를 설립하고 있다. 국가반도체 산업투자펀드는 작년말 1387억 위안(약 22조8500억원)을 모집, 35개 기업 43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칭화유니그룹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잇달아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인수를 추진하다 미국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된 바 있으며 한국의 SK하이닉스에도 인수를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CD 분야에서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한 중국은 최근에는 OLED에 대한 투자 계획을 연일 발표하고 있다. TCL의 자회사인 CSOT는 지난 3월말 350억위안(약 5조8000억원)을 들여 우한에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포함, 현재 중국에서는 6개 기업이 플렉서블 OLED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5년엔 중국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더욱 더 큰 문제는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폭락 가능성이다.이미 일부에서는 과잉 투자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내에 16개의 12인치 반도체 팹이 계획중이며 총 투자 금액은 1100억 달러 이상"이라며 "예정된 생산라인이 모두 완공되면 중국 12인치 반도체 생산능력은 월 126만5000장으로 증가해 중국 자체 반도체 공급량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디스플레이 시장 전문가도 "이미 전세계적으로 소형 OLED는 과잉 투자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만난 국내 한 전자 기업 임원은 "산이 높으면 그만큼 골도 깊다"고 걱정을 털어놨다. 지금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언제 다시 침체를 겪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호황일 때 불황을 준비해야 한다. 연구개발(R&D)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추격자들과의 기술 격차를 더 벌이는 수밖에 없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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