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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경선에서 패하는 정치인의 미래

최종수정 2017.03.03 16:11 기사입력 2017.03.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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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여성 1호 대통령 외에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한 뒤 다음 대선에서 당선된 유일한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갖고 있다. 박 대통령 이전에 경선에서 패한 뒤 대통령이 된 사례는 김영삼(YS) 전 대통령도 있다. 하지만 YS는 1970년 신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역전패한 뒤 대통령에 당선되기까지 22년이 걸렸다.

1987년 직선제 부활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6명의 대통령 중 노태우,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첫 도전에서 대권을 움켜쥐었다. 박 대통령은 대선 재수, YS는 3수, DJ는 4수 끝에 대통령이 됐다. 이들은 각각 대구·경북(박 대통령), 부산·경남(YS), 호남(DJ)이라는 확실한 지역기반이 있었다.

지역 기반 없이 대선을 앞두고 반짝 일어난 돌풍을 믿고 대권 도전에 나섰던 정치인들에게 기대했던 미래는 오지 않았다. 오히려 경선 참가가 독이 돼 가시밭길을 걷거나 정치적인 생명이 단축되기도 했다. 1992년 민자당 경선에서 YS에 맞섰던 이종찬은 탈당해 DJ와 손을 잡아야 했고, 2002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회창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최병렬 전 의원이 이후 맡은 당직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상임 고문이 전부이다. 1997년 한나라당 경선과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서 각각 2위를 한 이인제, 정동영 의원은 여러 정당을 옮겨 다니면서 정치 생명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경선에 참여해 패배했다고 이종찬이나 최병렬, 이인제, 정동영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박 대통령처럼 다음 대선에서 대권을 거머쥘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당선 공식을 대입해 보면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당내 경선이 예선이 아니라 사실상 결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다음 대선에서 상대 진영이 지리멸렬해 눈에 띄는 후보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30% 내외의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첫 번째 요건은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이고, 지금 추세라면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의 결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 요건은 야권에서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여권이 지금처럼 갈라져 싸운다면 충족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대선 주자 중에서 3번째 요건을 갖춘 후보자는 없어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에 뛰어들었다가 패한다면 다음은 기회가 없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내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해 “훌륭한 분들이어서 앞으로 기회가 많을 것”이라며 “제가 첫 차가 되어서 그분들이 신나게 달릴 수 있는 길을 잘 닦아 주겠다”고 말했지만, 문 전 대표가 첫 차이자 막차가 될 수도 있다. 문 전 대표가 첫차가 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아직은 대선에 뛰어든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있지만, 이 기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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