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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선의'와 '분노', 그 중간 어디쯤

최종수정 2017.02.24 14:12 기사입력 2017.02.24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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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선의'와 '분노'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유력 대권 후보자인 안희정 충청남도지사의 '선의' 발언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분노'로 맞서면서 불거진 논쟁이다. 안 지사가 사과 발언을 하기는 했으나 후폭풍은 오래 갈 듯하다.

정치적 이슈와 거리가 먼 산업계를 취재하고 있으나 '선의와 '분노'을 둘러싼 논쟁은 남의 일 같지 않다. 기업도 현재 이념 논쟁의 한복판에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계에서 가장 큰 이슈중 하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수사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이 부회장은 3년 가까이 삼성의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해왔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적다할 수 없다. 기업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이를 다루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미 정치적 사건이 돼 버린 이 부회장의 구속 관련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들이 달리며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

현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6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 앞은 서울 광화문을 축소해 놓은 듯 했다. 하루 종일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을 외치는 이들과 이재용 불구속을 외치는 태극기 부대가 맞섰다. 이 부회장과 삼성은 본인들의 의도와 무관하게 태극기 부대와 촛불 집회의 사이에 낀 상태가 됐다.

그렇다면 이재용 부회장 불구속을 응원했던 태극기 부대에 대해 삼성은 고마워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삼성은 오히려 이들과 '같은 편'으로 묶이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촛불 부대 입장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박근혜 탄핵'을 의미했을 것이다. 이들이 이 부회장 불구속을 외쳤던 진짜 이유는 이 부회장을 위해서가 아니라 박근혜 탄핵을 막아보자는 것이었다.

촛불 집회의 속사정은 보다 복잡해 보인다. 일부는 이번 최순실씨 국정 농단의 주범이 이 부회장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이 부회장 구속이 정경 유착 청산과 재벌 개혁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위해 기업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다. 가만히 되짚어보면 어느 순간 부지불식간에 국정 농단의 주범은 최순실이 아니라 삼성이 되어 버렸다. 특검에 의해 "삼성이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순실을 이용했다"는 프레임이 짜여진 것이다. 물론 삼성은 이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진실은 법원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은 별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 구속이 곧 대통령 탄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탄핵 판결 이후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국내 경제는 최악의 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국론은 극도로 분열됐고 사회적 갈등 지수도 높아졌다.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팽배해졌다. 이제 광장의 분노를 어떻게 국가 발전을 위한 건전한 에너지로 순화할 것인가 고민해볼 때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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