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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朴대통령 인터뷰를 꼽씹으며…

최종수정 2017.02.02 04:10 기사입력 2017.02.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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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설 연휴 직전 한 보수성향의 인터넷방송과 가진 인터뷰의 후폭풍이 거세다. "박 대통령이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과 언론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보수논객의 후일담이 전해지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국민을 상대로 한 전쟁선포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세에 몰린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인터뷰가 오히려 더욱 큰 역풍을 몰고 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됐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의도와 달리 정말 실패한 것일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 반대다. 인터뷰에 참여한 보수논객의 해석은 오히려 보수지지층의 결집효과를 더욱 촉발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 발언부터 살필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검찰권 과잉, 부풀어진 언론보도 등 그동안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절차가 있다고 말할 수 있냐'는 질문에 "이번에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우리나라가 이렇게 돼있구나. 생업에 종사했는데…회자되고 드러났다'는 공감대 하에서 한 두 사람이 하기보다 우리나라가 건전하게 나아가야겠다. 힘을 모아서 좀 더 발전하는 나라로 만들어가지 않겠나. 지도자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리하겠다"는 해석과 비교할 때 어감 차이가 크다.

청와대나 보수지지층은 그러나 박 대통령의 발언과 다소 동떨어진 해석에도 "지나친 해석일 뿐"이라는 표현 외에 별다른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언론이 여론몰이를 하고 있지 않냐"며 이 보수논객의 발언을 두둔하는 모습도 나오고 있다.

바로 보수층의 불만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특검, 언론이 모두 달려들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물고 뜯는 현상에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염증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이 보수논객의 해석은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이 이번 달에도 어떤 형태로든 탄핵의 부당함을 호소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수세에 몰린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직접 호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최적의 시점을 찾을 전망이다. 이는 또 다시 보수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헌재가 탄핵을 기각한다고 예상할 때 과연 이 같은 전략이 가져다주는 효과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탄핵 기각 후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통령 권한을 되찾은 성과만 거둘 뿐, 보수와 진보의 분열, 탄핵 지지자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셀 전망이다.

지난 인터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탄핵을 찬성하는 쪽과 맞장 토론을 하는 것은 어떨까. 수세에 몰린 여론을 되돌리기 위한 것이라면, 그리고 대통령이라면 그 정도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탄핵이 기각되는 것 보다 중요한 대통령의 책무는 국론분열을 막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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