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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꼬인 실타래, 지상파UHD

최종수정 2017.01.13 16:41 기사입력 2017.01.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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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왜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가. 2015년 700메가헤르쯔(MHz) 주파수 대역 분배를 놓고 방송과 통신 진영이 한차례 맞붙은 적이 있다. 정부는 디지털 전환 이후에 생긴 여유 주파수인 700MHz 대역을 원래 이동통신 용도로 분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상파방송사들이 초고화질(UHD) 방송을 하겠다며 방송용으로 분배해 줄 것을 주장했다. 정부가 난색을 표하자 방송사들은 국회까지 내세워 결국 원하던 바를 이루었다. KBS1ㆍ2, MBC, SBS, EBS까지 모두 5개의 채널을 송출할 경우 주파수 간섭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결국 정부는 지상파가 원하는 대로 UHD 방송용 주파수를 내주었다.

당시 지상파방송사들이 내세운 명분은 시청자 복지였다. 모든 국민들이 지상파를 통해 초고화질 방송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상파 직접수신 비율이 5% 남짓에 불과하다는 현실은 무시됐다.

전세계적으로 지상파로 UHD방송을 내보내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해외에서는 모두 위성 등 유료방송으로 UHD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텐데 한국의 정책 및 규제 당국은 심각하게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결국 정부의 2년 전 정책 결정이 실책이었음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월로 예정된 지상파UHD 본방송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연말 지상파방송사들은 준비 부족을 이유로 본방송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KBS의 경우 UHD 방송 송출 장비를 이제야 발주했다.
UHD 본방송 일정이 차질을 빚은 이유는 지상파방송사들의 욕심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사들은 이미 검증된 유럽식 기술을 놔두고 아직 표준화도 완성되지 않은 미국식 기술을 들여오겠다고 고집했다. 그 결과 한국 방송사는 '베타 테스터'가 될 처지다. 지상파들이 미국식 방송 기술을 원하는 이유는 아이피(IP) 기반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거두겠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UHD용 주파수 분배를 요청할 때 내세웠던 시청자 복지는 지금 온데 간데 찾을 수 없다.

주파수를 줄 때와 달리 지금은 오히려 정부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대통령 앞에서 약속했던 2월 본방송 일정을 맞출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상파방송사는 오히려 느긋하게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선 UHD 방송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니 중간광고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으로 UHD 재송신과 양방향 서비스와 관련한 숱한 정책적 과제가 등장할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못 꿴 벌을 받는 것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더 늦기 전에 지상파 UHD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방향부터 세워야 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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