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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리더십의 기본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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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사관학교에 가면 '위기 때 가장 좋은 배는 리더십이다'(The best ship in times of crisis is leadership)라는 글귀를 볼 수 있다.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치 있게 표현한 문장이다. 한 나라에 전쟁이 발발하면 리더는 단호한 결단과 소통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의 전쟁 역사에서도 리더십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미국의 전쟁 역사에서 단호한 결단과 진정한 소통을 보여준 링컨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링컨은 4년 넘게 6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남북전쟁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위기를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돌파해냈다.
링컨은 남북전쟁 기간에 전쟁의 목적이 노예해방이라는 급진파 공화당원과 연방의 복원이라는 보수 민주당원 사이에서 갈등했다. 링컨이 선택한 것은 확고한 원칙과 소통이었다. 링컨은 대통령 후보 경쟁자인 윌리엄 헨리 수어드, 새먼 체이스, 에드워드 베이츠를 국무·재무· 법무장관에 과감하게 기용해 당내 화합을 이룬 데 머물지 않고 야당, 일반 시민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링컨은 불과 2표차로 통과된 '노예 폐지' 헌법 제13조 수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의원들을 직접 찾아갔다. 더 강한 내용을 넣자고 주장하는 급진파 공화당 의원 새디어스 스티븐스에게 "북극성만 보고 가다가는 발밑에 있는 진창에 빠질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또 전쟁 때 흑인에게 숨진 가족이 있는 민주당 반대파 의원에겐 "그런 희생을 노예제 폐지의 숭고한 밑거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의 전쟁 역사에서도 리더십이 뛰어난 수장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다. 난중일기(亂中日記)에 여러 차례 부하 장수들이 찾아와서 함께 이야기하고 술을 마셨다는 기록이 나온다. 지금으로 치면 해군참모총장이 소위와 스스럼 없이 소통한 셈이다. 그러나 전쟁터에서는 냉혹했다. 그는 도망갔다 잡혀온 병사의 목을 가차 없이 베었다. 군율(軍律)을 엄격히 세워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서였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은 어떤가. 소통하는 리더는 없어 보인다. 비선실세 개입 의혹에 휩싸인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부가 대표적이다. 소통없이 추진하다 논란만 키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단체와 개인에게 34억5000만원의 배상을 요구 중인 제주해군기지가 예다. 국방부 관련기관도 마찬가지다. 유족들과 상의 한 번 없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쫓겨난 국가보훈처장, 재임 1년 만에 전임 청장의 3배가 넘는 21건의 정정보도 요청서를 보낸 방위사업청장도 있다.

리더십의 기본은 소통이다. 소통을 할 때 과감한 결단과 용기가 생기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양낙규 정경부 차장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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