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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현대차 전 노조위원장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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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노동조합 이경훈 전 노조위원장은 2010년 2월 노조 집행부 일부 간부와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디트로이트 등을 돌아본 뒤 그해 3월 노조신문 1면 '노설'코너에서 기고문을 오렸다. 제목은 "디트로이트와 도요타가 주는 교훈"이다. 그는 디트로이트의 몰락을 목도하고 충격을 받았다는 소감을 먼저 전했다. 당시 디트로이트는 미국의 5대 도시였지만 15위권으로 몰락했고 인구가 급격히 줄면서 도심이 폐허가 됐다. 11개의 자동차공장이 있던 도시는 GM이 세계화 경영전략으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당시 2개의 공장만 운영돼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었다.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이 전 위원장은 "한국의 자동차도시인 울산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GM는 강성노조에 휘둘리면서 노조원에 대한 임금과 복지로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겪다가 파산의 길을 가게 됐다. 이 전 위원장은 "GM의 세계화 전략은 값싼 노동력을 쫓아 공장을 이전했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무분별한 해외공장의 확대와 외형적 성장만으로 파산이라는 절차를 밟게 된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전 위원장은 또한 GM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기업으로 부상했다가 대량 리콜에 위기를 맞은 도요타를 예로 들면서 "도요타 경영진의 자만과 이를 견제하지 못했던 유명무실한 노조의 기능상실, 이를 감시ㆍ감독하는 언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결과가 오늘의 도요타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수직상승의 발전을 거듭해온 우리는 지금도 늦지 않은 만큼 도요타를 반면교사로 문제점을 재점검하고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국내 자동차 산업보호와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발전할 수 있도록 견제와 감시의 기능을 다하고 미래 지향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파업을 이끈 뒤 2013년 노조위원장이 다시 당선돼 지난해까지 현대차노조를 이끌었다. 지난해 박유기 현 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작년 말에는 정치파업을 재개했고 최근에는 임단협 상견례 두달만에 교섭결렬선언과 파업찬반투표-파업결의-현대중과의 연대파업-총파업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구조조정 사업장도 아니고 임단협에서 사측이 과도한 요구를 한 것도 아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일정에 맞춘 기획파업,정치파업의 수순이라는 비판이다. 더구나 금속노조는 현대차와 현대중 등의 조합원과 민주노총, 노동·시민단체 등과 연대해 7월 22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사옥 앞에서 재벌개혁을 내거는 파업투쟁에 나선다. 양재동 사옥 앞에는 지금도 시위대의 텐트와 장송곡이 울려퍼지고 있다.

같은 회사, 같은 조합원인데 어떻게 전현직 노조위원장의 행보가 이렇게 다른지 현대차노조와 조합원들에 묻고 싶다.





이경호 산업부 차장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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