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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파병장병들 불법체류자 만드는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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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달 28일 전 주월한국군사령관 고(故) 채명신 장군이 장군으로는 처음으로 사병묘역에 묻혔다. "죽어서도 사병들과 같이하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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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영웅'으로 불리는 채 장군은 베트남 파병에 대해 "한국경제는 베트남 파병기간중 4~5억 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로 힘들었다. 만약 외환을 벌어들인 파병이 아니었다면 한국 경제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파병의 효과는 베트남파병때나 지금이나 별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대표적인 부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파병중인 아크부대다. 아크부대는 UAE의 방산수출을 대폭 늘리는데 큰 몫을 했다. 우리 방산기업들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UAE에 경계로봇 시스템, 무인항공기 지상통제장비, 로켓포, 폭약, 방탄조끼 등 523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이는 아크부대 파병 전인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수출액 149억원의 3.5배이상의 규모다.

앞으로 기대되는 효자수출품도 많다. UAE를 상대로 추중중인 T-50 수출은 단순 구매가 아니라 PFI(민간 주도 재정 사업)라는 새로운 방식이다. 즉, UAE 현지에 KAI 컨소시엄(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공군 조종사 훈련소를 설립하고, 그 훈련소에서 사용할 T-50을 도입해 초음속기 조종 훈련과 정비 등 모든 서비스를 일괄 제공한 뒤 훈련기의 비행 시간당 비용을 정산해 대금을 지급받게 된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1차 사업 규모는 연간 조종사 25명 교육이 가능하도록 T-50 10대를 도입하는 것으로 총 7억달러 규모다.
이외에도 각 나라의 재건에 힘쓰고 있는 파병부대는 또 있다. 남수단 종글레이주 보르시에 주둔하고 있는 한빛부대는 오랜 내전으로 폐허가 된 남수단에서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재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무장괴한으로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소속 한국인 직원을 구출해 자국민보호 역할도 해냈다. 레바논 '동명 부대', 소말리아 해역의 '청해 부대', 아프가니스탄 '오쉬노 부대'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파병부대들이 불법체류자가 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국회 공회전 일정으로 파병동의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파병은 법률 조항에 묶여 있다. 2010년 제정된 '국제연합(UN)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일명 UN PKO법)은 법 적용 대상을 유엔 평화 유지 활동에만 국한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회는 국군의 외국 파견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는 헌법 제60조 2항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고 국군을 해외에 파견해 왔다.

국방부는 당초 올해 말까지 5개 파병부대의 임무가 종료돼 파견 연장 동의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연장기간은 오쉬노부대는 6개월, 청해부대, 아크부대, 동명부대, 한빛부대는 1년이다.

일본 자위대는 전혀 다르다. 일본은 1992년 개정된 '국제긴급원조대 파견에 관한 법률'을 통해 국회 동의 없이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일본은 태풍 '하이옌' 참사를 당한 필리핀에 역대 최대 규모의 파병장병을 빨리 보낼 수 있었다.

집단적 자위권을 설득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일본 자위대와 구호 활동의 의미가 사라지고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는 우리 군이 왜 차이가 나는지 국회의원들은 알았으면 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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