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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존 카터'의 흥행 참패...남 이야기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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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월트 디즈니가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영화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John Carter'(이하 존 카터)이 할리우드 영화 역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월트 디즈니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존 카터'가 2억 달러(약 2268억 원)의 흥행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22일 보도했다. 이는 '컷스로트 아일랜드 Cutthroat Island'(1995)가 보유하고 있던 할리우드 사상 최대의 적자 기록인 1억4700만 달러(약 1667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존 카터'의 순 제작비는 약 2억5000만 달러(약 2835억 원)이지만 마케팅 비용으로 1억 달러(약 1134억 원)가 추가돼 '존 카터' 한 편에만 무려 3억5000만 달러(약 3968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다. '존 카터'의 미국 박스 오피스 기록은 재앙에 해당된다. '존 카터'는 개봉 첫 주말 고작 3020만 달러(약 342억 원)의 흥행 수입을 올리는데 그쳤고, 그 다음주 성적도 1350만 달러(약 153억 원)에 머물렀다. 한국에서도 '존 카터'의 흥행 성적은 썩 좋지 못하다. 8일 개봉된 '존 카터'는 '화차' '건축학개론' 등 한창 기세를 올리는 중인 한국 영화는 물론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 Intouchables'에도 추월당하며 지난 주말까지 전국 관객 80만 명의 빈약한 흥행을 기록했다.
'존 카터'의 실패로 월트 디즈니의 올해 2분기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월트 디즈니는 "좋은 해외 박스오피스 실적에도 불구하고 3월까지 기준으로 하는 2분기 실적이 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며 충격을 감추지 않았다. '존 카터'는 에드가 라이스 버로스가 1912년에 쓴 '화성의 프린세스'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공상과학 소설 중 불멸의 클래식으로 꼽히는 '화성의 프린세스'는 '스타워즈 Star Wars'와 '아바타 Avatar'에 영향을 준 작품이다. 또한 '존 카터'는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등 그 자신이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역사인 앤드루 스탠튼 감독의 실사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월트 디즈니가 '존 카터'에 거는 기대가 컸던 이유다.

'존 카터'의 흥행 부진 이유는 명료하다. '존 카터'가 컴퓨터 그래픽과 3차원 영상 등 화려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정작 영화의 내러티브는 과거에 많이 제작된 같은 장르의 영화에서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획기적이고 유명한 텍스트였지만 10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밋밋하고 진부한 이야기가 됐다. 월트 디즈니는 영화의 이런 치명적인 단점을 철저히 테크놀로지로 만회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도 두 편의 블록버스터 '7광구'와 '마이 웨이'의 엄청난 실패를 이미 목격했다. 올해도 '타워' '권법' '감기' 등 대규모 제작비가 든 한국 블록버스터들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존 카터'의 사례를 그냥 넘길 수만은 없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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