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상반기 내내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한국의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최악의 비수기를 경험해야 했습니다. ‘빵빵’ 터지는 대형 화제작들이 즐비했던 예년과는 달리 올 초에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유인할 ‘아바타’ 급 영화가 없었던 것이 그 이유입니다. 최근 ‘트랜스포머 3’나 지난 11년을 끌어온 시리즈의 완결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가 차례로 개봉되어 전체 스크린의 90% 이상을 빨아들였습니다. 상황은 아주 좋습니다. ‘트랜스포머 3’는 개봉 한 달도 안 되어 올해 개봉된 영화로는 최초로 전국 7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도 굉장합니다. 개봉 단 4일 만에 전국 170만 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2’는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전국 405만 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올 여름이 기대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작년 잠깐 실종됐던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귀환 때문이죠. 이번 주에는 공히 10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고지전’과 ‘퀵’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도전장을 내미는 우리 영화들이 선보입니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로 2연속 흥행 홈런을 친 장훈 감독의 ‘고지전’은 한국 전쟁 막바지에 카메라를 들이댄 전쟁물이며, ‘퀵’은 ‘해운대’로 충무로 최고의 파워맨으로 올라선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순도 100%의 오락 영화입니다. 스타일은 판이합니다. ‘고지전’이 묵직한 반전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진지한 영화라면 ‘퀵’은 전적으로 재미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8월에는 윤제균 감독이 제작한 한국 최초의 3D 액션 영화 ‘7광구’와 ‘극락도 살인사건’의 김한민 감독이 연출한 사극 ‘최종병기 활’이 한 주 차이로 극장가에 옵니다. 올 여름, 누가 웃고 누가 울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태상준 기자 birdc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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