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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파란 삼성 vs 붉은 LG '3D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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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로고 바탕은 파란색이다. 지금은 대부분 사람들이 호의적으로 대하고 익숙하기만 한 이 파란색의 과거 이미지는 그리 밝지 않았다. 고대 로마 시대에 파란색은 야만인들의 색으로 통했다고 한다. 로마인들은 파란 눈의 여자에 대해 천하다는 편견까지 가졌다고 하니 파란색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매우 컸던 모양이다.

반면 LG의 로고 바탕인 붉은 색은 선명도가 높아질수록 더 큰 부의 상징으로 통했다.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사제들과 추기경, 교황이 모두 붉은 색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후 프랑스의 종교개혁가 칼뱅은 파란색은 정직한 색이고 붉은색과 주황색은 '정직하지 않은 색'이라고 주장하는 등 색깔에 대한 이미지는 변해왔지만 파란색과 붉은 색이 항상 반대편에 서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색깔의 차이는 정치적으로까지 발현된다. 프랑스 공화당은 파란색, 사회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은 붉은 색을 내걸어 대립각을 세운 시절도 있었다.

최근 파란 삼성전자와 붉은 LG전자가 3DTV 구현방식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기술적 논쟁은 광고로 확산돼 '하늘과 땅 차이'를 외친 삼성에 LG전자는 '너희는 2D나 하세요'라는 비교광고로 직격탄을 날렸다.

상호 신경전이 거세지다 보니 자사가 만들어 일방적인 자료로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까지 홍보전에 투입하기도 하고, 제품이 아니라 경쟁사 임직원에 '육두문자'를 날리는 일까지 불거졌다. 처음에는 무덤덤하게 바라보던 상당수의 소비자들도 이제는 삼성과 LG의 3DTV 광고ㆍ홍보 행태에 염증이 나는 모양이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쓸데 없이 싸우지 말라"거나 "상대방 비방하기 전에 자기 제품이나 잘 만드세요"라는 내용이 많이 오르고 있다.
액티브셔터방식을 쓰는 삼성전자나 편광방식을 사용하는 LG전자나 모두 한국기업이다. TV시장 경쟁은 내가 한대라도 더 팔아야 상대방의 판매를 축소시킬 수 있는 일종의 '제로섬'게임'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다만, 3DTV는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시장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시장 크기 자체를 키워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 기업끼리 다투며 상대방 제품 약점을 일일이 까발리고 있으니 일본이나 중국기업에 좋은 일만 시켜주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파란색과 붉은색의 역사를 보더라도 삼성과 LG는 어쩔 수 없이 대립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인 듯 싶다. 그러나 비즈니스업계의 대립과 경쟁은 효율성 제고로 이어져야지 '너 죽고 나 살자'라는 식은 곤란하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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