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글 일부를 좀더 인용하면 “권위와 능력을 전제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여야 성공한다고 하면 너무나 추상적으로 들리나요?”, “외부에 인식이 잘못 형성되어 있다면 이를 교정하는 것도 우리의 책무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독립경영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자부합니다.”라고 썼다. 글 말미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은 한국은행을 더 권위 있고 경쟁력이 높은 중앙은행으로 변모시켜, (중략) 위대한 조직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야 이의 성취가 가능하며, 단 한 직원도 이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마무리 했다.
김 총재에게 묻고 싶다. 한은도 정부라는 총재의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일주일에 한번씩 청와대에 동향보고를 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나요? 금리결정을 앞두고 MB에게 보고하고 윤허를 받는다는 소문을 어떻게 봐야 하나요? 라고 말이다.
조순 전 한은 총재는 수년전 기자와의 인터뷰 당시 “한은 독립성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총재 여러명의 목이 날라가야 한다”라는 표현을 써가며 한은 독립성을 강조한바 있다. 조 전 총재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김 총재 자신이 말한대로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고, 더 권위 있고 경쟁력이 높은 중앙은행으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단 한 직원도 이 대열에서 이탈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남현 기자 n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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