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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美 현충일에 대북 평화 메시지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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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국빈방문에 앞서 24일 먼저 일본을 찾았다. 이날 아베 총리와 볼턴 보좌관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 이행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긴밀히 연대한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간극이 메워지지 않고 있는 미ㆍ일 무역협상에서 대일 압력을 누그러뜨리고 양국 정상간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일이다. 이에 아베 총리의 '아첨 외교'가 또 가동됐다.


26일 지바(千葉)현 모바라(茂原)의 골프장에서 먼저 도착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한 뒤 카트에 태워 직접 운전하며 조식 장소로 이동했다. 이어 양국 정상은 스모 경기를 관전하고 고급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브로맨스'를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장사는 장사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경제재생상은 전날 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료급 무역협상을 가진 뒤 "양쪽의 입장과 생각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졌지만 현 단계에서는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며 "27일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에 합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일본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 이상으로 미국산 농산물 관세를 인하하라고 압박한다. 한편 일본은 TPP 수준 이상의 관세 인하에 응하려면 미국이 자동차 등 공업제품의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나섰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6일 사설에서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 이후 자유무역을 짓밟아왔다"며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골프 치고 스모 경기를 관전하면서 친밀한 미ㆍ일 관계를 어필하는 것만으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이익만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를 더 이상 허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미ㆍ일이 무역협상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한 채 엉뚱하게 북한 문제에서 공조를 과시하려 강경 태도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도쿄에서 북한이 최근 두 차례 쏘아올린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미국의 북한 선박 압류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였다며 푸에블로호 송환 문제까지 거론했다.


일부에서는 볼턴 보좌관의 강경 발언과 관련해 일본이 견지해온 대북 강경 노선을 의식해 미ㆍ일 정상회담에 앞서 대북 공조 과시용으로 내놓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6일 오전 트위터로 "북한이 '작은 무기들'을 발사했다"며 "이것이 내 사람들 일부와 다른 사람들을 거스르게 했지만 난 아니다"라고 전했다는 점이다.


판을 깨진 말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오후 미ㆍ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 이어 방일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의 해상자위대 기지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호위함에 올라 연설할 예정이다.


일본과 시차가 있는 미국에 이날은 27일로 '메모리얼 데이(현충일)'다. 평화의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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