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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커피 한 잔의 여유

최종수정 2019.05.21 14:39 기사입력 2019.05.2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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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올해 초 '문화역서울 284'에서 '커피사회'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렸다. 큰 성공을 거뒀다. 관람객 수가 20만명을 넘었고 지난 2월17일에 마치려던 전시는 기간이 3월3일까지 연장됐다. '커피 공화국'이라는 표현이 미디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할 정도이니 커피를 주제로 한 전시에 사람들이 몰릴 수밖에….


소상공인진흥공단은 2017년 기준으로 국내 커피 전문점 수를 9만1000개로 추산했다. 그 흔한 편의점 수(4만개)를 압도한다. 베이커리, 디저트 카페 등을 포함하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은 11만개가 넘는다고 한다.


카페 수가 급속도로 느는 데는 '속도'에 대한 반감이 숨어 있지는 않을까. 커피 소비는 이전 세대에도 적지 않았다. 영화배우 안성기씨를 비롯해 많은 스타가 커피 광고를 찍었다. '커피 한잔의 여유'라는 카피가 흔했다.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를 찾다 보니 카페가 빠르게 늘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선 고종 임금의 커피 사랑도 여유를 찾으려는 몸부림이었을지 모른다. 위태로운 시국에 정신은 혼미하고 매 순간이 다급했으므로.


유럽에 등장할 때 카페는 문화 공간이었다. 예술가와 사상가들이 만나 영감을 얻고 토론했다. 카페는 진화한다. 맛은 물론 문화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서울 마포구에 '문화공간 숨도'라는 곳이 있다. '도'는 길(道), 마을(都), 섬(島)이다. 즉 숨도는 '숨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와 극장, 독서 공간과 전시 공간이 공존한다.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고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공연이나 삶을 성찰하는 강연과 명상도 진행한다. 바쁜 생활 속에서 한숨 돌리고 싶은 청년들이 많이 모인다. 윤제림 시인의 시화를 오는 27일까지 전시한다. 시인은 20일에 강연도 했다.


커피는 기자들의 문화도 바꿔놓았다. 예전 선배들은 기사가 안 써질 때 담배를 뻑뻑 피웠다. 요즘 기자들은 커피를 마시며 머리를 짜낸다. 초동여담을 마감하는 동안 아침 편집회의가 시작됐다. 기자들이 커피를 사러 우르르 편집국을 빠져나간다. 매일 아침 보는 풍경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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