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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 4차산업혁명 위한 규제혁명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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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은 우리에게 유달리 묵직한 마음이 들게 한다. 11일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날이며, 19일은 독재와 부패에 항거한 혁명일이다. TV에서도 연이어 독립운동가들의 참담한 최후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고귀한 순국선열의 최후가 부끄럽지 않도록 부강한 국가를 만들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극렬히 되뇌게 하는 4월이다. 하지만 국가의 부강은 마음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구한말, 비분강개(悲憤慷慨)의 마음만으로 국가를 구할 수 있었다면 당시의 고난은 우리 몫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더 부강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4ㆍ11 임시정부 수립, 4ㆍ19혁명 정신으로 이어가야 할 중요한 국책 과제다.


불과 20년 전에는 존재조차 희박했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세 기업의 시가총액 합이 약 2400조원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합치면 이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4400조원에 달한다. 제조ㆍ전통 산업을 넘어 수많은 IT기업이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경제축을 형성하며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적 경제 지형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혁명'에서 점점 뒤처지고 있다. 구글(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기업에 '혁명'적 경제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으며, 글로벌 관점에서 더 이상 새롭다고 할 수도 없는 각종 공유 경제ㆍ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는 국내에서만 여전히 갈라파고스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혁명'주도권 상실의 중심에 '남'도 아닌 우리의 '정부'가 있다는 것이다. 국회는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유일무이한 규제 법안들을 매달 거의 100여개씩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야 할 정부 부처는 규제 관할을 경쟁하며 불합리한 규제를 남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많은 디지털기업의 반대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플랫폼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해당 실태조사 규정은 우리 플랫폼시장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구글(유튜브), 페이스북에 대한 집행이 곤란한바, 결국 우리나라 기업에만 각종 자료 제출 요구 및 조사ㆍ감사 등을 행사하게 될 역차별적 요인이 다분하다. 그 실효성과 필요성 역시 입증된 바 없는 과잉 규제다. 그런데 이러한 실태조사를 과기정통부가 수행하는 것도 모자라 방송통신위원회도 조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동일한 사안에 대해 두 부처로부터 각각 조사를 두 번 받아야 하는 것이다. 과잉ㆍ중복 규제이며, 정부 부처가 경쟁적으로 규제 관할을 다투는 모양새라 더 보기 안 좋다. 결국 이러한 규제로 몸살을 앓는 것은 구글(유튜브)ㆍ페이스북과 동일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 토종 기업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규제혁신토론회 등 다수의 자리에서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도록 경직된 규제를 혁신, 개선하겠다"고 했다. 현재의 4차 산업혁명 전담 부처들은 행정부 최고 수반의 이러한 의지에 역행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의 실태조사 이중 규제는 일례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ㆍ서비스시장을 개척함에 있어 국가가 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들에 대해 오히려 해태하다. 유럽연합(EU)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 '적정성 결정'이 대표적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유럽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활동을 위해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EU의 GDPR 적정성 결정을 득해야 함에도 이러한 임무는 오히려 등한시하고 있다. 일본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해 아베 신조 총리가 직접 EU 집행위원회를 찾아가 적정성 결정에 협조를 구했고 올해 1월 우리보다 먼저 적정성 결정을 득했다. 참으로 비교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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