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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 축구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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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군인은 축음기를 어떻게 수리하는가'라는 연극을 지난해 말 인상적으로 봤다.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이 연극은 1, 2부로 나뉜다. 2부의 시작, 전쟁터 한가운데 '툭'하고 축구공이 하나 떨어진다. 휴전을 알리는 신호다. 잠시 후 군인 한 명이 앞으로 나오며 휴전 명령이 떨어졌고 총을 쏠 수 없으니 이제 공을 찰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방금 전까지 총부리를 겨누던 양 쪽 군인들은 축구를 시작한다.


전쟁을 소재로 한 연극은 의외로 많고, 또 전쟁을 다루는 연극에는 축구가 자주 소재로 등장한다.

연극 '더 헬멧: 룸 알레포'에서도 전쟁 속 축구가 등장한다. 이 연극은 시리아 내전을 다룬다. 축구공 때문에 자살폭탄 테러를 시도하려던 청년이 생각을 고쳐먹는다. 그 축구공이 바로 자신의 옆집에 살던 꼬마가 차던 축구공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한폭탄 스위치를 눌러 돌이킬 수 없는 상황. 그는 인명 피해를 막고자 멀리 사라지며 무대에서 퇴장한다.


흔히 '축구는 전쟁'이라고 하지만 사람이라면 응당 축구가 전쟁이기를 바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축구 전쟁이 있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지역 예선이 진행되던 1969년 7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4일간 전쟁을 해 4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엘살바도르 주민들이 불법으로 온두라스 국경을 넘어가면서 양국이 갈등하던 차에 축구가 도화선이 됐다.

엄연히 즐거움을 느끼기 위한 유희의 하나인 축구가 전쟁으로 치환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에밀 졸라의 '인간짐승'을 원작으로 한 연극 '수인'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간은 누구나 짐승을 품고 산다. 그 짐승이 깨어나는 세상을 만들면 안 된다. 옳은 이성과 합리로 인간 안에 그 짐승을 잠들게 해야 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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