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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미국은 북한으로부터 받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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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께(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20일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핵신고 등 비핵화 선제 조치를, 북한은 미국에 대북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등을 요구해왔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북미 협상은 그동안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북한과 미국 모두 선언적 의미가 강했던 첫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진전시켜 실질적 성과 내기에 주력해야 한다. 교착국면 시간이 길었던만큼 이번에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가 계속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선(先)비핵화, 후(後)제재완화' 방침을 고수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마지막으로 감행한 게 2017년 11월 29일이라는 점이다. 이후 400일 하고도 보름이 넘도록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은 없었다. 그 사이 미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 전사자 유해를 돌려받았다.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들도 데려왔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기지를 폐쇄했다. 그동안 미국이 한 일이라곤 부분적인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나 축소 뿐이다. 미국은 얻기만 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핵시설, 핵물질, 탄도미사일에 관한 모든 목록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 일도 안 하면서 북한의 선비핵화만 요구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하고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이는 분명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비핵화를 동시에 맞바꾼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후 미국은 북한의 선비핵화로 돌아섰다. 약속을 먼저 저버린 쪽은 미국이다.

북미 대화의 교착상태가 계속되면 미국에도 이로울 게 없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려면 주고 받기는 불가피하다.

미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대행을 역임한 마크 피츠패트릭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산하 워싱턴 사무소 소장은 17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과 가진 회견에서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핵신고를 계속 요구하기보다 북한이 이행 의사를 밝힌 사안부터 점차적으로 해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맞춰 부분적 제재완화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개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이런 단계적 접근법이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이제 각 단계별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활동 제한 조치를 취하고 미국은 이에 상응해 대북제재 완화, 북미관계 개선, 대북 안전보장 제공 같은 상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미간 샅바싸움은 이제 끝내야 한다. 그동안 미국은 샅바를 유리하게 잡았다. 그러니 미국은 인도적 대북 지원을 확대하고 개성공단 재개처럼 남북이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협력안부터 승인함으로써 대화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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