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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1987, 1997 그리고 2019…변화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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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강한 타격과 고통의 퇴적 속에서 화약처럼 터져 오르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의 시작은 '1987'이었고, 마무리는 '국가 부도의 날'이었다. 공교롭게도 한국 사회가 본질적으로 변화하는 시기의 기록을 뼈대로 한다. 하나는 정치적 체제의 변화, 또 하나는 10년 후 경제의 기반이 달라졌던 때를 그려냈다.

두 영화는 영화가 가진 덕목 중 역사의 기록이자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한 듯 하다. 그 때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영상으로 접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살아있는 사람의 얘기로 현재의 좌표를 되짚어 보게 한다.

1987년에 한국 국민들은 '체육관 선거'를 몰아냈다. 국민들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그야말로 쟁취해냈다.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극악한 행위, 고문이라는 엄청난 비극이 국민들을 들불처럼 일어나게 했다. 화두는 악과 불의에 맞서는 정의였다. 오래 쌓인 불온한 정치 구조와 결별하는 첫 발을 디뎠다.
10년이 흘렀다. 가혹한 세월이다. 국가 경제의 파산 선고를 받는다. 이 역시 오래 쌓인 낡은 경제 체제가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독재 정권의 몰락이 대부분 국민에게 빛을 선사했지만, 경제 체제의 붕괴는 대부분에게 짙은 어둠을 드리웠다. 영화에서 보여주듯 IMF라는 외부 권력이 구원자이자 점령자로 스며들었다.

허준호 배우의 역할은 매우 상징적이었다. 죽음의 직전까지 갔던 그가 살아남은 현재 시점에서 자식에게 강조하는 좌우명은 '아무도 믿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호통을 쳐댄다. 순박했던 사람의 눈에는 오랜 독기가 어렸다. 화두는 '생존'이 됐다. 무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IMF 체제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시대는 다시 거대한 변화 앞에 서 있다. 이번엔 분단이라는 체제의 한(恨)을 끊어내려 한다. 화두는 화해와 평화다. 차가운 얼음장을 녹여내고 우리는 다시 변화할 수 있을까. 단순히 감상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은 예전처럼 역동적이지 못하다. 또 다른 빅픽처를 그릴 모멘텀이 절실하다. 북한은 그럴만한 잠재력이 있는 땅이다.
변화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낸다. '2019'가 본질적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기대한다. 날은 춥고 먼지는 짙어도, 맑은 봄날을 꿈꾼다. 희망이야말로 축복 아닌가.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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