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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국민과의 대화인가, 지지자와의 대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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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정치권의 가장 큰 관심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다. 지난해 말 부정이 긍정을 앞선 데드크로스가 발생하자 당정청이 똘똘 뭉쳐 경제현실 왜곡,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나섰다. 지지율 회복이 목적이다. 대통령을 비롯해 총리, 장관들은 일제히 현장과의 소통에 나섰다. 대통령 스스로 지난 2일 신년회, 3일 현장경제행보, 7일 중소벤처기업인과의 만남, 15일 대기업-중견기업인 타운홀 미팅을 집중적으로 소화해 냈다.

소통의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첫째, 일자리 부진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긍정적 여러 효과'가 있다. 가계소득이 높아졌고 상용직이 늘고 청년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도 경제발전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지난 10일 기자회견)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 '경제실패' 프레임이 워낙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그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취사선택해서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더불어민주당 오찬간담회ㆍ지난해 12월31일)

셋째, 그러니 당정청 모두 적극 나서서 모든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소통을 대폭 강화하라. "정부의 정책을 부당하게 또는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폄훼하는 가짜뉴스 등의 허위정보가 제기됐을 때는 초기부터 적극 설명해 오해를 풀어야 한다. 가짜뉴스를 지속적이고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단호한 의지로 대처하라."(지난 8일 국무회의) 요약하면, '우리가 잘한 것은 폄훼되고 잘못된 것만 부각되고 있다. 나가서 적극적으로 알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긍정효과에 대해 즉각 논란이 벌어졌다. 가계소득이 늘긴 했지만 부익부빈익빈이 더 심화됐다. 상용직 증가율은 2017년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청년고용률은 개선됐지만 체감실업률은 사상 최고 등등.
한국이 세계 최악의 경제적 불평등 국가라는 대통령의 발언은 그 자체가 '가짜뉴스'라는 역공에 직면했다. 경제발전 국가 중 성장률이 가장 높다는 말도 근거가 희박하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지표들을 내세워 언론의 편을 갈랐다. 한 쪽을 경제실패 프레임으로 몰고 가고 가짜 뉴스를 조직적으로 유통시키는 '적'으로 구분했다. 통합보다는 피아를 명확히 구분하는 화법이다. 상대를 공격하고 분노를 일으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정치다. 국민과의 대화가 아니라 지지자들과의 대화다.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많았을 때에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율은 공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미터의 지난 2일 조사에 따르면 '임기 내내 지지하겠다'는 핵심지지층이 34.6%, '현재는 지지하지만 상황에 따라 반대할 수도 있다'는 주변지지층 25.3%. 합하면 59.9%다.

대통령 주변에서는 이들만 꽁꽁 묶어 놓아도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높이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목적이 그랬다면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새해 들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49.6%까지 높아지면서 부정평가를 다시 앞질렀다. 그러나 과연 이 추세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한국 정치를 '뭉쳐서 이기자는 구호가 세상을 덮는 정치'라고 했다. 정치를 그렇게 할 수는 있다. 적어도 집권하기까지는. 집권 후에는 경제가 정치를 규정한다. 진정한 지지율 회복은 경제를 제대로 관리할 때에만 현실화된다. 경제는 우긴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성과를 채근한다고 좋아지지도 않는다. 성과체감이라는 말은 박근혜 정부의 데자뷔다. 박근혜 정부도 집권 3년 차부터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에게 성과를 채근했다. 홍보도 강조했다. 그때 한 참모가 아주 솔직히 말했다. 홍보도 '내용'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영철 한양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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