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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합석이 기본인 스타벅스와 줄서도 못사는 캐나다구스

최종수정 2019.01.15 09:28 기사입력 2019.01.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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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꽉 찬 스타벅스 매장 안.

사람들로 꽉 찬 스타벅스 매장 안.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 상하이시 난징시루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벅스 매장인 '상하이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가 있다.

지난달 말 평일 오후 5시께 이곳을 찾은 기자는 매장 안에 들어가기까지 30분 이상 줄을 서야 했다. 매장 안에서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며 줄을 선 적은 있어도 입장을 위해 문 밖에서 똬리를 틀며 기다린 적은 처음이었다. 1층 출입문 밖을 지키고 있던 보안요원들은 매장을 나가는 인원을 체크해가며 그 수에 맞춰 대기자들을 들여보냈다. 대기 인원이 워낙 많다보니 담배를 피기 위해 잠깐 나갔다가는 다시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들어서면 더 장관이 펼쳐진다. 축구장 절반크기란 명성 답게 1~2층으로 구성된 매장 안에는 최장 길이의 커피바, 40t의 원두를 보관하는 구리통, 볶은 커피콩을 바에 수송하는 천장 파이프까지 일반 스타벅스 매장 안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엄청난 규모의 인파였다.

빈 자리 찾는게 다음 숙제였다. 커피잔에 커피가 바닥을 보이는 테이블 옆에는 언제나 착석을 준비하는 손님들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니 사실상 '빈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합석은 기본이다. 의자가 하나라도 비어 있으면 너도 나도 앉기 바빴다. 어느새 내 옆에도 나와 한 테이블을 사용하는 낮선 여자가 앉아 있었다.
가까스로 착석한 후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봤다. 25위안(약 4100원)에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실 수 있었던 일반 매장과는 메뉴판 부터가 달랐다. 프리미엄 매장 답게(?)커피 한잔에 60~80위안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커피 한잔에 케익 한조각을 시키니 140위안(약 2만3000원)이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비슷한 수준의 주문을 하고 있었다.

자리를 못찾아 선 채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은 것을 감안하면 이 매장에서 창출되는 매출이 상당하리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200위안 전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기념 머그컵을 하나 사고나니, 이곳에서 순식간에 지출한 돈이 5만원을 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애플 다음 차례는 스타벅스"라고 표현하며 미국 첨단 산업을 대표하는 애플이 중국 내 아이폰 판매 부진을 겪었듯 스타벅스도 비슷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악화되고 있는 미국 브랜드 이미지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인한 얇아진 지갑 때문에 스타벅스가 지고 더 대중적인 토종 브랜드 루이싱커피가 뜨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지만 이곳 만큼은 스타벅스가 여전히 중국 커피 시장 부동의 1위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싼리툰에 '중국 1호점'을 연 의류브랜드 '캐나다구스'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장 오픈 후 보름 정도가 지났지만 여전히 안에 들어가려면 1~2시간 줄을 서야 한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로 캐나다 브랜드 불매운동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이곳은 예외였다.

문지기 직원은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날씨지만 평일 가장 한가한 낮시간 대에도 30분은 넘게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캐나다구스가 중국인들에게 받는 사랑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7000위안(110만원) 이상인 옷들이 대부분이지만, 문 닫을 시간이 되면 진열장에 물건이 없어 허탕을 치고 돌아가는 사람이 허다할 정도로 고객 구매력이 높다. 단순히 '중국 1호점'이라는 호기심에 구경만 하기 위해 긴 줄을 서는게 아니란 얘기다.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올해는 작년보다 더 안좋을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 젊은 세대들은 저축 위주의 부모 세대와는 달리 빚을 내서라도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소비력이 강하다. HSBC은행이 최근 조사에서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중국 젊은층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도 넘은 소비 때문에 이미 1850%에 달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소득 분배지표인 지니계수가 0.46(2017년 말 기준)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온 중국에서 경제성장 둔화 속에서 펼쳐질 소비 양극화는 상대적 박탈감과 행복감을 뺏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부자들과 젊은층이 형성하고 있는 강한 소비 트렌드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허리띠를 졸라매는 라오바이싱(老百姓·서민) 사이에서 중국 진출 기업들은 어떤 생존전략을 짜야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베이징 싼리툰에 문을 연 캐나다구스 매장.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야만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베이징 싼리툰에 문을 연 캐나다구스 매장. 추운 날씨에도 줄을 서야만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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