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최근 환경 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이 쓰레기 '생성'뿐 아니라 '폐기' 역시 최소화하는 '순환경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15년 'EU 순환경제 패키지'를 발표하고 폐기물 생산ㆍ소비ㆍ관리 방식을 전면 개혁하겠다고 나섰다. 2025년부터는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과 플라스틱 매립을 금지한다.
소위 '폐기물 관리' 시대가 된 것이다. 버려지는 폐자원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재활용 기술이 자원 절약, 환경오염 저감, 이윤 추구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언뜻 보면 기존에 수없이 강조한 재활용의 중요성 논리에 패러다임 전환을 운운하는 것이 거창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물질의 성질, 구조, 변화를 연구하는 '화학'이 더해지면 재활용의 가능성은 무한히 확장된다. 이미 수많은 재활용 기술이 화학 기술 발전을 통해 현실화했고 각종 산업에서 순환경제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이온교환수지와 멤브레인 수처리 기술로 폐수가 정화돼 산업 및 생활용수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공장에서 발생한 폐수, 폐열도 재활용돼 다음 공정에 쓰인다. 음식물 쓰레기, 동물 분뇨도 화학 기술이 더해지면 바이오 가스로 재탄생하고 전기로 우리 생활에 되돌아올 수 있다.
이렇듯 각종 산업의 소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지속 가능한 원료로 변모시킬 수 있는 화학 기술은 재활용의 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순환형 산업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명실공히 세계 화학 산업의 선두주자다.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과 순환경제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새해 첫날부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이런 진지한 시작에 화학 산업이 지속적인 관심과 기술 개발 노력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비옥한 토양에서 식물이 잘 자라듯 한국이 순환경제 선도자로 도약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고제웅 랑세스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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