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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노년기 건강을 지키는 건강검진

최종수정 2018.12.26 11:50 기사입력 2018.12.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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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노년기 건강을 지키는 건강검진
정기적으로 당뇨와 고혈압 관리를 위해 내원하는 75세 남자 환자에게 건강검진을 받길 권했다. "이 나이에 무슨 건강검진이에요? 운동 열심히 하고, 술ㆍ담배도 안 하는데 검진이 왜 필요한가요?" 필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보통의 노인 환자들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은 꾸준히 받는 것이 좋겠다고 잘 설득했다. 한 달 후 다시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어제까지도 등산을 2시간씩 했는데 갑자기 암이라니요? 믿을 수가 없어요." 아무 이상 없이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환자는 소화기 내시경 건강검진에서 위암으로 진단을 받았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노인 중 만성질환 관리가 잘 되고 활기찬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환자라도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얼마 전 발표된 대한노인병학회의 '2018 노인병 팩트 시트'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의 약 83%가 건강검진을 받았으며 건강검진을 받은 이들 중 92% 정도가 치료를 받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눈에 띄지 않는 노화와 병리 소견의 진행에 따라 신체 예비능이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질병으로 진행된다. 젊은이들과 달리 병이 있어도 달리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고 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병이 생기면 바로 일상생활이 어려워 누군가 돌봐줘야 하는 상황이 돼 사회 문제로도 직결된다. 그러므로 노년기에 질병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노년기 건강검진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사망 원인 질환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보면 암과 같은 악성질환, 심장병이나 중풍을 포함하는 심혈관계 대사성 질환, 마지막으로 치매를 포함한 인지장애다. 비만이 많은 미국은 사망 원인 1위가 심혈관계 대사성 질환인 반면 한국은 사망 원인 1위가 암이다.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활동을 할 때 국가별로 이런 특성에 따라 우선순위 역시 다르게 정해야 한다. 암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많이 발생하며 연령과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암에 차이가 있다. 소아와 청년에서는 백혈병이 많고 중년에서는 유방암, 갑상선암 등이 많지만 노년에는 폐암, 위암, 대장암 등이 늘어난다. 노년기 건강검진을 할 때는 이런 차이를 고려해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년기 건강검진을 할 때 보통은 검사에 따른 위험, 병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최소의 위험으로 가장 효율적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실제 80세 이상 고령의 노인에게 대장내시경이나 수면내시경 검사와 같이 힘든 검사를 시행할 때에는 검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위험성을 반드시 염두에 두고, 개개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검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노인들의 경우 포괄 평가를 통해 단순 신체검사 항목만이 아니라 기능평가, 영양상태, 인지기능 등을 함께 평가해야 적절한 치료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이 '암보다 무섭다'고 생각하는 치매로 진행하지 않도록 조기에 이상을 발견하고 예방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
많은 노인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옳은지 궁금해한다. 이에 대한 정답은 없다. 하지만 최근에는 의학의 발전에 의해 개개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기대여명이 5년 이상 될 것으로 예견된다면 건강검진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노년기가 길어지고 있는 지금, 아직도 한국의 질병유병기간은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무척 긴 편에 속한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라 건강한 장수사회를 위해 효과적 검진과 예방활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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