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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 규제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

최종수정 2018.12.04 12:00 기사입력 2018.12.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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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 규제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는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모래 놀이터(sandbox)에서 유래했으며 영국, 싱가폴 등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다.

기존 법제도를 개선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해법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서비스를 우선 허용하고 사후 평가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소위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특별법, 산업융합촉진법,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지역특구에 대한 규제특례법, 행정규제기본법) 중,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을 제외하곤 모두 국회를 통과하여 2019년도에 순차적으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기존 규제의 개정 없이도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정부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제도를 운용하는 정부의 책임이 더욱 커졌다. 혁신 스타트업들이 제대로 출발도 못해보고 좌절하는 것을 방지하는 '패스트트랙'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규제혁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카풀 서비스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의 등장을 반대하는 택시업계와 같이 기존 산업의 이익 침해에 반대하는 것이 하나이고, 무분별한 '규제완화'가 기업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고 공익을 침해한다는 목소리가 다른 하나이다.

규제는 우리 사회의 규범을 제도화한 것이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과 이익집단 간 균형을 지향하는 것이 당연하다.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규제완화'가 아닌 '규제혁신'이 필요한 이유에 대한 사회적 공론 형성이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과 같이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형성된다는 것은 신산업으로 만들어지는 '사회적 효용'이 비약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이때 기존 법제도는 물론 새로운 법제도가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안되고 오히려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기능해야 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새로운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하고 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산업혁명 시기 영국의 '적기조례'는 마부들의 이익과 신기술에 대한 공포에 기반해 혁신을 가로막았다. 반면, 경쟁국은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켜 일자리가 증가하고 보험, 도로 등 인프라 정비를 통해 혁신의 성과를 사회적으로 공유했던 사례는 지금까지도 잘못된 규제의 대명사로 회자되고 있다.

혁신을 통한 사회변화와 일자리 이동의 과정에서 소외될 수 있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혁신을 가로막고 뒤쳐뽖을 때 우리 사회 전체가 감당해야할 피해는 비할바 없이 클 것이다. 대통령이 강조했던 '국민 전체의 이익'을 기준으로 한 규제혁신과 신산업ㆍ신기술은 무조건 도와준다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다.

최근 이슈가 된 택시업계의 카풀 반대를 살펴보면, 현재도 택시가 어려우니 생존권 차원에서 막아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현재의 어려움은 신산업과는 관련이 없다. 국내에서는 승차공유 등 본격적인 모빌리티 신산업은 제도적으로 막혀 있고, 예외적인 '출퇴근시 카풀' 역시 택시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편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가 가져올 거대한 산업적 변화는 불과 5~10년 앞으로 다가와 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처럼 피할 수 없는 혁신과 변화의 흐름을 능동적으로 헤쳐나가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 제한된 기간동안 과감하게 신산업을 허용하고, 신산업이 가져오는 사회적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여 제도적 보완을 기간 내 이루는 두 가지 숙제가 주어져 있다. O2O플랫폼, 디지털모빌리티, 핀테크, 데이터기술(DT) 등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지금, '규제 샌드박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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