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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식투자 기반 강화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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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한 것은 외국인의 매도 때문이었다고들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 달간 약 4조6000억원을 매도했는데, 사실 이들이 한국 상장주식을 524조원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었다. 또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한 달간 약 15조원을 순매도했기 때문에 유독 한국만 매도가 심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도 한 달간 코스피는 13.4%, 코스닥은 20.6% 폭락했다. 소년이 장난 삼아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의 목숨이 왔다갔다 한다는 이솝우화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체질이 이렇게 약해진 것은 주식투자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인지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투자할 여윳돈이 없고, 그동안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대형 연기금들은 고령화에 대비해 국내 주식 보유를 늘리지 않고 있다. 그러니 외국인이 조금만 팔아도 주가가 크게 밀리는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실물경제는 이제 미국이나 유럽과의 동조화가 약해지고 갈수록 중국과의 동조화가 심해지고 있다.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외환시장에서도 선진국들의 주가지수, 국채금리, 환율과의 상관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전날 밤 미국 시장에서 주가와 금리가 올라도 우리 시장에서 하락 출발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지면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고 더 좋아할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미국 경제가 좋을 때도 우리 경제가 안 좋은데, 앞으로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그때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자금인데, 우리 경제가 이들과 따로 움직이면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더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주식시장을 구성하는 3대 투자자인 개인과 기관, 외국인의 사정이 이렇다면 주식투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증시부양책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시장구조나 수급불균형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경제심리가 얼어붙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조세체계나 공매도 제도 등을 손볼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주식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지를 따져보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세금을 낮춰 주식투자가 더 활성화되면 결국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을 것이다. 공매도를 못하게 규제하는 것보다 공정한 경기장을 만들어 많은 투자자들이 이용하게 하는 것이 국가적 이익일 것이다. 주식투자를 확 늘렸다가 베이비부머의 은퇴에 따라 투자를 확 줄여야 하는 현재의 연기금 체계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1%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한미 금리차를 좁히는 노력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금리를 올리느냐는 항변도 많겠지만 금리를 정상화하면서 정부재정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미국식 성장모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경제성장이 일시적 부양에 그친다면 문제겠지만 미국처럼 지속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면 역시 국가적 이익일 것이다. 결국 주식투자 기반 마련이나 경제성장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논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지속적일지를 놓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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