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체질이 이렇게 약해진 것은 주식투자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인지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투자할 여윳돈이 없고, 그동안 '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하던 대형 연기금들은 고령화에 대비해 국내 주식 보유를 늘리지 않고 있다. 그러니 외국인이 조금만 팔아도 주가가 크게 밀리는 것이다.
한국이 미국과의 상관관계가 낮아지면 분산투자 효과가 있다고 더 좋아할까.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미국 경제가 좋을 때도 우리 경제가 안 좋은데, 앞으로 미국 경제가 나빠지면 그때 우리 경제가 좋아질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자금은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 자금인데, 우리 경제가 이들과 따로 움직이면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더 늘어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주식시장을 구성하는 3대 투자자인 개인과 기관, 외국인의 사정이 이렇다면 주식투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주가를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증시부양책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시장구조나 수급불균형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경제심리가 얼어붙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1%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한미 금리차를 좁히는 노력도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경제가 어려운데 어떻게 금리를 올리느냐는 항변도 많겠지만 금리를 정상화하면서 정부재정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이끄는 미국식 성장모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겠다. 경제성장이 일시적 부양에 그친다면 문제겠지만 미국처럼 지속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면 역시 국가적 이익일 것이다. 결국 주식투자 기반 마련이나 경제성장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논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지속적일지를 놓고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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