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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지역기반 선순환을 위한 도시재생회사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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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 전국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2300개 읍면동에서 쇠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앞으로 30년 내 저출산 및 인구 유출 등으로 전국 228개 시군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84개 시군이 인구소멸지역(거주 인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는 도시 쇠퇴와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도시 정책의 패러다임을 개발에서 재생으로 전환하면서 2013년 도시재생특별법 제정, 2014년 도시재생 선도 지역 13곳 선정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첫발을 뗐다. 이후 지난해 범정부적으로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사업 유형 다양화, 운영 방식 현장화, 사업 규모 세분화, 상향식 운영 방식을 통해 지역이 직접 실현하는 도시 혁신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내 삶을 바꾸는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167개 시범사업지를 선정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도시재생 사업이 국가보조금 지원 전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는 데 있다. 국고보조금이 지원되는 동안은 양은냄비의 물이 끓어오르듯 지역의 주거 환경이 개선되고 상권이 순식간에 활성화된다. 하지만 보조금 지원이 종료되면 주거 환경 개선 사업 대부분은 싸늘하게 열기가 식는다.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도시재생회사(CRC) 제도를 시행 중이다. CRC는 지역민들이 자체적으로 지역 자산을 운영ㆍ관리하고 이를 통해 신규 일자리 및 운영 자금을 창출함으로써 도시재생의 지속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영국ㆍ미국ㆍ일본 등 도시재생이 활성화된 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다. 영국 랭커셔 지역의 '그로스랭커셔'는 경제개발회사(EDC) 형태로 지역 내 기업 활동에 대한 컨설팅ㆍ재원 지원과 정보 제공 및 역사ㆍ문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재생 프로젝트ㆍ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일본의 '아세마치즈쿠리'는 중심 시가지 활성화 사업 추진 기구로 설립됐다. 구성 주체는 시ㆍ상공회의소ㆍ상가ㆍ개인 등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각 주체로부터 재원을 조달받아 주도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커뮤니티개발회사(CDCs)는 지역 내 커뮤니티 개발 및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는 조직이다.

해외 사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도시재생 사업과 민간의 역할에 따른 도시재생회사 유형 분류 ▲경영 체제 강화를 위한 민관 의사결정 체계 확립 ▲다양한 보조금 및 기금 지원 ▲지역 기반 일자리 창출 등 민간 활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해부터 이런 논의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서도 도시재생 경제 조직 육성을 통한 지역 기반 재생 사업이 선순환되도록 CRC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CRC의 대표적인 예가 서울형 도시재생 1호로 선정된 '창신숭인협동조합'이다. 아직 활성화 단계는 아니지만 희망적인 것은 국내에도 잠재적인 CRC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경제 조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올해부터 지정ㆍ운영하고 있는 '국토교통형 예비 사회적 기업'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형 CRC 육성을 위해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추진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추진하느냐'다.
지역 기반 CRC가 재생 사업을 시행ㆍ관리하고 발생하는 이익을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CRC에 대한 설립 근거와 재정 지원 체계 수립 등을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CRC의 역할 정립과 사업 유형별 운영 모델 개발 등을 통한 사업성 강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CRC에 대한 출자ㆍ융자 상품을 개발하는 등 주택도시기금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박성은 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도시금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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