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초등학생들의 손에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음은 물론 더러는 고가의 전동킥보드를 타는 아이들도 본다. 전동킥보드에 올라 스마트폰을 보는 아이도 있으니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쩔까 걱정스럽다. 유아들 세계에서는 수입차를 본뜬 장난감 전동 자동차에 몸을 실은 왕자, 공주님들도 어렵지 않게 본다. 언제부터 우리는 아이들에게 뛰어놀 시간과 공간을 빼앗고, 대신 이런 호사를 넘겨주었을까.
필자는 교육계에 몸을 담기 전 오래도록 기업에서 사람을 뽑고, 육성하고, 평가하는 인사 업무를 수행해 왔다. 전체를 대변할 수 없고 교육계에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필자는 교육의 건너편, 교육의 최종 소비자 중 한사람이라는 얘기를 간혹 했다. 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더이상 시험 문제나 잘 풀고, 암기나 잘 하고, 나 혼자만, 내가 정한 목표만 완수해 내거나 주어진 과업만 수행해 내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는 산업화 시대를 지나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들어와 있다.
2016년 다보스포럼 자료에 따르면 2020년까지 다양한 업종에서 일자리 717만개가 사라진다고 했다. 모두가 갈망하는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의 직종도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기 쉬운 직업이라 했다. 이제는 그야말로 정답이 없는 시대, 방향과 끝을 모르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불확실하고 유동적 목표를 겨냥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이러한 인재의 요건을 달성시킬 하나의 학과목을 고르라면 필자는 망설임 없이 '체육'을 고를 것이다. 하버드대학 존 레이티 교수 또한 저서 '운동화 신은 뇌(원제 Spark)'에서 체육이 성취와 성적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결과로 제시하면서 우리나라 체육교육 비중의 역주행 현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레이티 교수의 언급처럼 많은 나라들이 체육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스페인 다비드 파본 교수팀의 연구는 6세 이하 아동은 최소 매일 60분의 운동, 7세 이상 남아는 80분 이상의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창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중학교는 1주일에 4시간의 체육수업을 시행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체육 수업의 일반적 권장 기준은 3시간이다. 이를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주간 단위 바람직한 체육 수업 시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주 5시간, 즉 매일 1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학교는 1주일 4시간, 고등학교는 1학년 3시간, 2학년 2시간, 3학년 1시간, 즉 '체육교육의 54321론'을 조심스럽게 꺼내 본다. 미래의 인재가 성장하는 데 체육보다 건강하고 창의적 터전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임호순 충남삼성학원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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