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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 패러다임, 구조전환과 성장중시 병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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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질서가 크게 변동하는 가운데 한국경제도 큰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노동시장과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커다란 변화가 가시화된 반면, 혁신과 투자 등 성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 모습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혁신성장 전략 투자 방향'이 성장 모멘텀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지 않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실 정부의 혁신전략은 '일자리 확대'와 '성장'이라는 상위 목표에 비추어 보면 구체성이 부족하다. 향후 혁신 로드 맵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경제 전반에 걸친 혁신을 기대해온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내용이다. 혁신이 가져다 주는 국민편익이 무엇인지도 모호하다.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과거처럼 혁신을 위한 혁신과 선진국이 되기 위한 혁신 정책으로는 경제주체의 활발한 참여와 투자를 이끌어낼 수 없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혁신 전략에서는 내년에 '5조원 재정 투자'라는 양적 측면보다는 내용이 얼마나 혁신성장 본질에 적합하느냐 하는 질적 측면이 더욱 중요하다. 기술개발 등 생산요소 확충을 위해 재정투자를 확대하는 정책은 혁신의 필요조건에 그칠 뿐이다. 디지털 시대에는 경제주체 간에 신뢰와 협력을 이끌어내고 모험적 신시장을 제공, 창조적인 경제활동이 확산되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혁신의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에 보다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

정부가 강조하는 경제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전환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혁신과 구조개혁, 성장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전략적인 산업정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먼저 혁신을 통한 구조전환 전략이다. 기존 산업에서는 경쟁국 이상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신산업ㆍ신기술 사업에서는 성장의 교두보를 확보, 충분한 비즈니스 역량과 인재를 확보해나가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 경제로 전환' 같이 모든 산업과 기업이 지향하는 테마가 새로운 산업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혁신과 구조전환 성장 촉진을 도모하기 위한 금융 자본시장의 적극적인 역할이다. 국가재정은 복지 측면의 재정 수요를 감안하면 경기 확장을 위한 여유가 크지 않다. 재정만으로 기대되는 경기진작 효과도 제한적이다. 반면 금융시장은 통화량을 비롯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와 수단을 갖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지표인 통화량의 지난 20년간 증가 추이를 보면 2008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는 매우 경직되게 운영돼왔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이 통화량 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하며 경제 구조개선과 성장 회복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과거 고도 성장을 뒷받침한 '금융의 역할'을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맞게 부활시키는 정책이 긴요하다.

셋째, 변화하는 노동시장을 뒷받침하는 세제개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도는 기업, 노동자, 소비자에게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경제주체들이 새로운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함께 생산성 향상의 방법론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기술개발 세액공제와 유사하게 한시적으로 3~5년에 걸쳐 임금과 사회보장 비용 상승 부담을 과감하게 경감시키는 재정 지원을 단행한다면 투자가 확대되고 노사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길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수 전북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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