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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장 파리조 드 라 발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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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 문화부 부국장

허진석 문화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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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는 이탈리아반도 남쪽 시칠리아 아래에 있다. 몰타ㆍ고조ㆍ코미노를 비롯한 여섯 섬으로 이루어졌으며 정식 명칭은 몰타공화국(Republic of Malta)이다. 1530년부터 몰타기사단의 영유지로 있다가 1798년 나폴레옹에게 점령됐다. 1814년에 영국 영토로 편입됐다. 1964년 오늘(9월21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인구는 2015년 현재 41만3965명이고 아랍혼혈인ㆍ시칠리아인ㆍ스페인인ㆍ이탈리아인ㆍ영국인 등 다양한 인종이 산다. 몰타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국민의 98%가 가톨릭을 믿는다.

수도는 발레타이다. 발레타는 '피난처'를 뜻하지만 위대한 기사단장 장 파리조 드 라 발레트를 기리는 뜻이기도 하다. 몰타의 역사는 몰타기사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49대 기사단장 발레트는 오스만의 침략으로부터 몰타를 지켜낸 영웅이다.
몰타기사단은 템플기사단, 독일기사단과 함께 중세 서유럽의 3대 종교기사단이다. 제1차 십자군의 예루살렘 수복(1099년) 이후 로마 가톨릭 교회의 군사적인 성격을 띤 기사단으로 성지와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직으로 발전했다. 성 요한기사단, 로도스기사단, 몰타기사단 등 시기 및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달리 불렸다(두산백과).
몰타는 오스만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항로를 가로막은 데다 기독교도가 차지했으므로 술탄에게는 눈엣가시였다. 1565년 5월18일, 오스만은 몰타를 공격한다. 당시 기사단 편에서 싸운 스페인 용병 프란시스코 발비 디 코레조는 오스만 병력을 4만8000명으로 기록했다. 몰타는 발레트가 이끄는 기사 500명을 비롯해 6100명이 지켰다. 같은 해 9월11일 오스만의 퇴각으로 끝난 이 전투는 '몰타 공방전'으로 역사에 남았다.

몰타 공방전의 승리는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잃은 뒤 줄곧 오스만의 공세에 시달리던 기독교 세력이 거둔 결정적 승리였다. 1571년 10월7일에는 레판토 해전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연합군이 오스만 함대를 궤멸시킨다. 서부유럽을 향한 이슬람의 위협은 사라졌다. 오스만은 지중해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기사단은 1798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의해 점령될 때까지 몰타섬을 지배했다.

발레트는 프랑스 귀족 가문의 후예로 태어났다. 조부는 왕실기사단의 일원이었고 아버지는 슈발리에 드 프랑스(프랑스의 기사) 칭호를 얻은 명문가였다. 십자군 원정에 참여한 기사가 많이 나왔다고 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도스섬 공방전'에서 발레트를 '위엄이 가득한 인상에 강렬한 안광을 지닌 타락하지 않는 기사의 견본'이라고 표현했다. 여러 언어를 구사했으며 지상전과 해전에 두루 능했다.
발레트는 1566년 신도시 발레타의 건설을 명령했으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1568년 7월에 매 사냥을 하고 귀가하다가 뇌졸중을 일으켰다고 한다. 죽기 전에 집안의 노예들을 모두 해방시켰다. 그의 시신은 발레타에 있는 성 요한 대성당에 안장됐다. 전우이자 비서였던 영국 기사 올리버 스타키가 묘비명을 남겼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징벌자, 유럽의 방패, 신성한 힘으로 야만족들을 추방하고 이 사랑받는 도시에 처음으로 묻힌 자.'

huh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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