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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씨줄날줄] 물가상승 따른 美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 낮다

최종수정 2018.09.10 11:50 기사입력 2018.09.1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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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의 씨줄날줄] 물가상승 따른 美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 낮다
이번 주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경제지표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일 것이다. 물가가 이달 25~26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주에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됐다. 전기요금 인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는 전월비 0.2% 하락했고 전년 동월비로도 0.9% 상승에 그쳤다. 1~8월 평균 상승률은 1.4%로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목표로 내세운 2%를 밑돌고 있다. 가격 변동성이 심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8월까지 1.2%로 더 낮았다. 물가 측면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에 비해 2.9% 상승했고, 1~7월 상승률도 2.5%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 2%를 넘어섰다. 물가가 이렇게 오르고 있는 것은 우선 수요 측면에서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보다 높아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 측면에서는 유가 상승이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WTI)가 2017년에 전년보다 18% 상승했고, 올해 들어 8월까지도 배럴당 평균 66달러로 지난해보다 31% 올랐다. 여기에다 생산성도 낮아졌다. 1996~2007년 사이에 연평균 2.7% 증가했던 노동생산성이 금융위기 이후(2008~2017년)에는 1.2% 향상되는 데 그쳤다.

이런 요인을 보면 올해 12월까지도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계속 2% 위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연준은 9월에 연방기금금리를 올린 데 이어 12월에도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1.75~2.00%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수준이 연말에는 2.25~2.50%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문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달러 가치를 더 올리고, 신흥시장에서 자금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과감한 재정 및 통화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했다. 그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2009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였는데, 2010~2017년 연평균 성장률이 3.7%로 과거 장기평균에 접근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정부가 부실해졌다. 미국 등 선진국은 정부 부채가 늘었다. 중국, 터키 등 신흥시장은 기업 부채가 대폭 증가했다. 캐나다, 한국 등 국가에서는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 세계 경제가 부채에 의해서 성장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상승은 부채가 늘어난 각 경제 주체에 부담을 늘리게 된다. 여기다가 달러 가치 상승으로 외채가 많은 터키 같은 나라는 이미 경제위기에 직면했다. 부채에 취약한 국가 순서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대외채무 측면에서는 양호한 편에 속한다. 지난 2분기 말 현재 대외채무에서 단기 채무가 차지하는 비중이 28.4%로 낮을 뿐만 아니라 한국은 순채권국이다. 또한 외환보유액이 지난 6월 말 현재 4003억달러로 단기외채(1251억달러)보다 3배 이상 많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을 다른 신흥시장과 다르게 볼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1.5%인 기준금리를 유지한다면 12월 가서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1%포인트 높아져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올해 7월까지는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되었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3조8020억원 빠져나갔지만 채권시장에서 13조4600억원이 들어왔다. 한국의 실질금리가 미국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채10년 수익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차이를 실질금리라 보면 한국은 올 7월까지 평균 1.27%로 미국(0.34%)보다 0.93%포인트나 높았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2차례 인상한다 해도 한국의 실질금리가 미국보다 높을 것이다.

또한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인상할수록 장기 금리는 정체되거나 떨어질 수 있다. 미국의 10년 국채수익률이 5월 2.98%(월 평균)에서 8월에는 2.89%로 떨어졌다.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미래의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장기금리는 미리 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지난 8월 0.25%포인트로 2007년 8월(0.36%포인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장단기 금리차이가 역전되고, 시차를 두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물가 상승률도 다시 낮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2019년에는 미국이 더 이상 금리를 인상할 수 없고, 달러 가치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 부채가 2017년까지 72조달러 증가했는데, 이 중 중국 부채가 거의 4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경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마저 침체에 빠지면 세계 경제는 2009년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단기적 자금유출보다는 세계경제 침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역사를 보면 위기는 반복되었고, 그 성격은 늘 다르게 나타났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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