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한국에 제2의 중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서로에게 총을 겨눴던 과거는 옛말일 뿐이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연출한 기적이 있기 전에도 한국은 베트남과 기적을 만들어 왔다.
하노이 인근 박닌성 옌퐁에 있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공장은 베트남 경제의 핵심이다. 주베트남 대사를 지낸 하찬호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 고문은 베트남 젊은이들이 삼성전자에 입사하는 게 꿈이라고 소개했다. 베트남 거리마다 한국 기업 롯데마트, 롯데리아가 즐비하다. 기술에 기반한 한국 경제 부흥에 앞장선 카이스트(KAIST)를 본 뜬 V-KAIST는 미래 베트남 먹거리를 만들어낼 산실이다.
우리는 어떻게 베트남과 협력할 수 있었을까. 정답은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 뒤에는 한 정치인이 있다. 1990년대 초 베트남 정부가 개혁 개방 정책에 나섰다. 미국과 관계개선이 필요했지만 돌파구가 없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는 고심했다. 공화당의 반대가 이유였다. 이때 물고를 튼 게 고(故) 존 매케인 미 상원의원이다. 매케인 의원은 베트남전에서 포로로 잡혀 고문을 받은 영향으로 평생 다리를 절어야 했지만 베트남에 손을 내밀었다.
매케인은 1994년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과 함께 미국의 베트남 수출 금지 조치를 철회하고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도록 하는 의회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공화당 내부 반발이 극심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상처를 아물게 할 시간이다. 그게 전쟁을 끝내는 방법"이라고 설득했다. 1년 뒤인 1995년 미국과 베트남은 국교를 정상화했다. 매케인은 2001년 미-베트남 상호무역협정 체결에도 힘을 보냈다.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000원 샤넬밤'도 품절대란…다이소 "다음 대박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