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ㆍ2 부동산 대책 1주년이 되면서 급등하는 서울 집값이 논란이다. 집값 과열 지역의 투기 수요 유입 차단과 시장 불안에 대한 조기 진화와 선제 관리가 오히려 거래 위축에 따른 매물 감소와 그에 따른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정부의 규제와 간섭이 가격 상승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앞선다. 그러나 뷰 포인트를 달리하면 다른 관점이 제시될 수 있다. 우선 매매시장과 달리 전월세시장은 거래도 늘고 가격도 하향 안정화됐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로 매매 대기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됐고, 전세를 끼고 집을 구입한 갭 투자자들이 각종 규제로 자금 마련이 어렵자 이를 전세 매물로 내놓았다. 8ㆍ2 대책은 적어도 전세 가격 안정에는 기여한 셈이다.
세 번째 관점은 8ㆍ2 대책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에 대한 물음이다. 우리는 과연 지금보다 시장이 더 안정됐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을까. 우리가 어떤 프레임으로 시장을 보는가에 따라 어떤 상황이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되고 결국 특정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어쩌면 그동안 너무 획일적인 프레임으로 시장을 해석해온 한계이기도 하다. 비교 프레임도 전월 대비, 전 분기 대비, 전년 대비, 10년 전 대비, 정점 대비 등 다양하지만 우리는 굳이 전월 대비를 선호한다.
어느 시점과 대비해보는가에 따라 집값 상승률이 매우 다른데도 말이다. 일례로 용산구 아파트 값의 정점기는 2008년 10월이다. 이후 계속 하락하다 2017년 12월 이 수준을 회복했다. 10년 동안 아파트 값 상승률은 0%다. 그러나 올해 들어 8개월 연속으로 총 9.6%가 올랐다. 작년 말까지만 보면 용산 아파트 값은 10년 동안 오르지 않았지만, 올해만 보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 돼버린 것이다. 또한 우리는 여전히 과거 프레임에 갇혀 있다. 개발이라는 단어만으로도 호가가 뛴다. 지금의 도시재생 뉴딜과 개발의 양태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부동산 신화에 대한 미련은 가득하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
꼭 봐야할 주요뉴스
"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