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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강한 군대로의 혁신과 국방개혁

최종수정 2018.08.21 11:50 기사입력 2018.08.2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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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강한 군대로의 혁신과 국방개혁
군의 존재 이유는 적과 싸워 이기는 데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한정의 예산과 인력, 무기와 장비를 투입할 수 없다. 여기에 국방개혁의 딜레마가 있다. 위협에 최적화된 군사력 건설, 국방 제 분야의 합리적 운영,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의 군대 육성은 주요 선진국이 이루고자하는 국방개혁의 지향점이다. 물론 그 핵심에는 '강한 군대 건설'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강한 군대에 대한 인식이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이 인식의 차이가 국방개혁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에 국방개혁의 어려움이 있다.

강한 군대는 어떤 군대인가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1806년의 예나전투이다. 당시 프로이센 군대는 패배를 모르는 천하무적의 군대로 명성이 자자했다. 귀족 장교단의 편성, 용감무쌍한 용병, 프리드리히 대왕부터 전래되어 오던 사선(斜線)전투 대형의 우월한 전략, 조직력, 군기는 프로이센 군대의 상징이었다. 프로이센 장군들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승전사례를 끊임없이 연구했고 부대가 하나의 기계처럼 정확하게 작동되도록 군사들을 훈련시켰다. 훈련은 혹독했고, 비인도적 구타, 처벌로 상징되는 프로이센의 병영문화는 적에게조차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한편 군사 강국으로 부상하는 나폴레옹의 군대는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집는 군 구조 재편에 집중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군대를 재조직해서 여러 개의 다양한 부대를 '위대한 군대(Grande Arm'ee)'로 통합시켰다. 이 체계의 핵심은 빠른 이동 속도에 있다. 각 부대는 빠른 속도로 이동했고 단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대신 패턴 파악이 불가능한 형태로 상황에 따라 부대를 집중시켰다. 혼란스럽게만 보이는 움직임 속에 유연함과 신속성이 있었다.

예나전투의 결과는 충격적이다. 프로이센 병사들은 프리드리히 대왕의 전투 의식에 따라 군악대의 북에 맞춰 위용을 과시한 채 완벽한 대열을 갖추고 탁 트인 평원에 있었다. 반면 나폴레옹은 뛰어난 기동력을 바탕으로 높은 곳을 선점한 채 포위와 기습이라는 전혀 새로운 전술을 구사했다. 이 전투에서 전통적 전략을 고집했던 프로이센 군대는 기강이 해이하다고 무시했던 나폴레옹의 시민군대에 궤멸되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론에서 프로이센 군대의 패배를 '상투성에서 비롯되는 상상력의 극심한 빈곤'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국방개혁 2.0'의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개혁의 방향은 전환기적 안보상황, 인구절벽의 병역환경, 군사 과학기술의 변화양상, 투명하고 합리적 국방운영과 병영문화에 대한 높아진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 발표 이후 국방개혁의 방향성과 과제의 적절성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부정적 평가는 대체로 개혁의 방향이 '강한 군대의 건설과 거리가 멀다'는 인식과 맥을 같이 한다.
병력 감축도 불안한데 거기에다 복무기간까지 단축하고, 부대의 수와 장군의 정원을 줄이고, 인권과 복지를 대폭 신장하고자 하는 병영문화 추진은 시기상조이며 위험천만이라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위협이 현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국방개혁 2.0이 최적인 것인가에 대한 물음은 적절하다. 다만, 그 문제 제기가 클라우제비츠가 지적한 대로 '상투성에서 비롯되는 상상력의 부재'인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조차 프로이센 군대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강한 군대에 대한 모종의 고정관념과 그에 대한 확증편향이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강한 군대는 어떤 군대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군의 구조와 체질, 문화를 바꾸어 강한 군대로 혁신하는 것,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강한 군대에 대한 인식의 전환, 그것이 곧 국방개혁의 출발점이자 추진동력임은 물론이다. 

최병욱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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