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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에어컨의 발명을 이끈 것은 '공상'이었다

최종수정 2018.08.20 11:22 기사입력 2018.08.2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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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의 발명가이자 미국의 유명 에어컨 제조사인 캐리어의 창업주,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에어컨의 발명가이자 미국의 유명 에어컨 제조사인 캐리어의 창업주,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전 세계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최근 새롭게 주목 받는 인물이 있다. 에어컨의 아버지, 윌리스 캐리어(Willis Carrier) 말이다. 그의 생전 에어컨은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소비가 크게 위축되면서 빛을 보지 못했지만, 오늘날 에어컨은 세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손꼽힌다. 현대인의 병이라는 냉방병부터 뜨겁게 진행 중인 전기 누진세 논란까지 에어컨이 없었다면 도저히 볼 수 없는 진풍경들이다.

캐리어는 늘 스스로를 '공상가'라 불렀다고 한다. 19세기 말 미국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형제가 없었고, 어른들이 모두 일을 나간 낮에 늘 혼자 공상에 빠져 지냈다. 집안에 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고, 갖가지 물건을 만들고 고치는 데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별다른 영재교육을 받진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공학에 대한 흥미가 커져 갔고, 4년 장학생으로 코넬 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01년 버팔로 포지(Buffalo Forge)라는 기업에 입사했다.

입사 이듬해인 1902년 25세의 나이에 발명한 것이 바로 에어컨이다. 당시 인쇄소들은 여름철 습기와 높은 기온으로 잉크가 번져 작업을 못하고 기계를 놀려야만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리어는 냉방과 제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연구자료를 찾았지만, 당시 그 분야는 아예 미개척 분야였다.

그에게 에어컨 발명 아이디어가 된 것은 출근시간, 기차역 앞에서 갑자기 빠져든 '공상'이었다. 기차역 철로 위에서 피어나는 안개를 보고 캐리어는 물이 안개로 변해 기화할 때 열을 흡수해 주변 온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란 결론을 얻었고, 이를 냉방시스템에 적용했다. 그가 세운 이 '습공기 선도(psychrometric chart)'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전세계 건축 공조시스템 설계에 기초가 되고 있다.
별다른 영재교육도, 박사학위도 없이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캐리어의 일대기를 보다보면, 최근 박사학위 획득에 실패하고 군대를 가게 됐다는 한국의 천재소년이 떠오른다. IQ 187의 천재란 타이틀 속에 11살 어린 나이로 대학에 들어가고, 다시 대학원에서 논문 표절 논란까지 겪은 소년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은, 공상에 빠져들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은 아니었을까.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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