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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스스로 대접해야 남들도 나를 대접해준다

최종수정 2018.08.08 11:50 기사입력 2018.08.0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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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스스로 대접해야 남들도 나를 대접해준다
'명품녀'로 알려진 친구의 생일 파티를 준비한 적이 있다. 그녀가 실제로 명품으로 치장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아하고 기품 있는 그녀를 위해 고급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했고 선물을 고민하다가 고급스러운 보석함을 골랐다. 즐겁게 생일 파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왠지 허탈해졌다.

나 자신을 위해서는 슈퍼에서 반값에 떨이하는 식자재들을 사다가 대충 볶아먹고 1000원짜리 통에 2000원짜리 액세서리를 담아두면서 그녀를 위해서는 이런 고급 선물을 사고 고급 식당을 예약하고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뭘까?

바로 그녀가 스스로를 대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 역시 그녀의 품격에 맞게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반면 잡초처럼 살아온 나 자신은 아무렇게나 대접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니 이렇게 억울할 수가! 나는 당장 똑같은 보석함을 나 자신에게 선물했고, 나 자신을 위해 그 호텔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다른 사람 위주로만 살아온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당당하게 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남들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닌, 세상에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내 인생을 최고로 만들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고 내가 나를 대접해야 남들도 나를 대접해준다. 그러니 나를 챙기는 것도 의식적으로 습관화해야 한다. 나는 존귀한 사람이니 나 자신을 대접하고 남들로부터 대접받으며 살자. 나 자신에게 예쁜 꽃을 사주고, 갖고 싶었지만 못 가졌던 것들을 선물 해보라.

어렵게 살아온 사람들은 포기하는 것에 익숙해져서 무언가를 꿈꾸기보다는 대충대충 살아가는 성향이 있다. 하지만 "원하는 걸 갖지 못하는 삶에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게 돼"라는 대사처럼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도 습관이기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꾸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나는 세계 일주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을 때 석 달만 머물 생각으로 빌트인 원룸에 임시로 입주했다. 몇 달만 머물 생각에 살림살이도 지인들에게 안 쓰는 물건들을 얻어다가 간소하게 생활했다.
그런데 와인잔, 접시, 숟가락, 젓가락 등은 괜찮은데 남이 쓰던 수건으로 몸을 닦을 때는 기분이 찝찝했다. 포크와 티스푼 같은 최소한의 물품도 없어 불편했다. 그래도 '몇 달 있으면 어차피 버릴 건데 대충 살지 뭐' 하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려 했다. 그러다 석 달이 여섯 달이 되면서 '하루를 살더라도 내 기분이 좋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결국 새 수건을 주문했다. 뽀송뽀송한 수건 8장을 사는 데는 3만 원밖에 들지 않았다. 또 2만 원을 들여 포크와 티스푼을 비롯해 없는 물건들을 샀다. 겨우 5만 원을 투자했을 뿐인데도 임시 숙소 같던 곳이 집 같은 느낌을 주었다. 거기에 예쁜 화분까지 하나 놓으니 공간에 활력이 솟았다.

내가 5만원이 없어서 그런 물건들을 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수십년을 가난하게 살다 보니 불편함이 익숙해져 대충 살려는 성향이 DNA에 박혔던 것이다. 하지만 나를 대충 대접하면 인생도 대충 살게 되니 이제 과감한 액션이 필요하다.

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보고 싶은 뮤지컬의 VIP석도 예약해보고, 전신 마사지나 스킨케어도 당당하게 받아보자. 팔꿈치에 구멍이 나고 다 늘어진 티셔츠를 잠옷으로 입는 대신 실크 잠옷도 사서 입어보자. 1주일에 한 번 정도는 촛불도 켜고 예쁜 잔에 와인도 한 잔 마시면서 분위기를 한껏 내보자. 사람이 바글바글한 커피숍에서 진동벨을 들고 서성이는 대신 가끔은 돈을 더 들여 호텔 커피숍에 가서 클래식 음악 들으며 제대로 서빙받으며 티타임을 가져보자. 하루 종일 일하고 집에 돌아와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까지 하느라 녹초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 1주일에 하루라도 가사도우미를 불러보자.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 나를 기분좋게 하는 것들을 적 어보고 하나씩 실천해보자. 물론 지출이 조금 늘어날 수도 있고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하는 죄책감도 들겠지만 그만큼 더 벌면 된다는 배짱을 가져보자. 결국 나 자신이 최상의 상태에 있어야 더 중요한 일, 더 큰 일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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