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특파원칼럼] "내가 제일 잘나가" 개혁개방 성과 보여주기

최종수정 2018.07.24 13:08 기사입력 2018.07.24 13:08

댓글쓰기

[특파원칼럼] "내가 제일 잘나가" 개혁개방 성과 보여주기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에서는 어떠한 도시를 가도 중국 정부가 중시하고 있는 정책 방향이 뭔가를 한번에 알 수 있다.

최근 방문한 다롄에는 도시 곳곳에 개혁개방 노력의 흔적을 볼 수 있는 문구들이 붙어 있었다. 한 공공기관 앞에는 '구조조정을 촉진하고, 혁신 신사업을 추진하며 민생을 보장하고 개선하자'라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전통제조업의 쇠퇴로 경제가 곤두박질 쳤던 랴오닝성의 경제를 기업·산업 구조조정과 첨단산업 개발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문구다. 동남아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광시성의 경우에는 도시 곳곳에서 개혁개방과 일대일로를 촉진하자는 내용의 포스터를 쉽게 볼수 있었다.

올해 중국은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성과 보여주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빈곤 인구가 많은 대표적인 지역 중 하나인 중국 광시성좡족자치구는 지난달 중국 주재 외신기자들에게 개혁개방 성과를 보여주는데 공을 들였다. 그동안 민관이 합동으로 개혁정책을 편 결과 빈곤 인구가 급감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 개방을 통해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겠다는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 15~21일에는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성이 전통제조업의 쇠퇴로 어려워진 경제를 선양(瀋陽),잉커우,다롄(大連)에 조성된 자유무역시험구를 통해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역시 개혁개방 40주년을 기념해 그동안의 성과를 보여주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역이 발전할 것인지를 선전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주하이 지역에서는 24~28일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광둥-홍콩-마카오 메가 경제권인 웨강아오대만구 구축에 대해 홍보하는 지역 행사가 예정돼 있다. 세계 최장 대교인 총연장 55㎞의 강주아오대교(港珠澳大橋,홍콩-주하이-마카오 연결) 역할을 되짚어보고 주하이 헝친 자유무역구를 통해 지역 개방정책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31개 성,시(省,市)는 개혁개방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기조에 맞춰 저마다 그동안의 성과 및 미래 모습을 보여주기에 혈안이 돼 있다. 마치 보여주기에 경쟁이라도 붙은 것처럼 올해 개혁개방 40주년 관련 지역 행사는 전체 성, 시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노력은 수 많은 자유무역시험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2013년 중국이 경제도시 상하이가 자유무역시험구 1세대로 자리 잡았고, 여기서 받은 노하우를 토대로 2015년 광둥, 톈진, 푸젠에 자유무역시험구가 추가됐다. 지난해에는 랴오닝, 저장, 허난, 후베이, 충칭, 쓰촨, 산시성까지 7곳의 자유무역시범구를 추가해 '1+3+7'의 시대가 열렸고, 올해는 하이난과 슝안에 조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1+3+7+N'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자유무역시험구 조성 자체만으로 개혁개방 노력의 결실로 인정받다 보니 자유무역구 조성 대상으로 선정된 지역은 '개혁개방 정책에 걸맞는 도시'라는 자부심이 가득하다.

자유무역시험구 대다수는 공통적으로 기업, 정부, 가정이 한 곳에 모여 있을 수 있도록 교통, 상업시설, 교육 등의 인프라를 갖춰놓았다. 기업들의 효율적인 유치와 등록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와 세제혜택 등의 금전적 인센티브 역시 자유무역시험구가 내세우고 있는 대표적인 장점들이다.

하지만 좀 더 깊숙히 파고들면 중국 정부의 개혁개방 노력에 정작 외국인, 외국기업, 외국계자본의 참여가 활발한 곳은 쉽게 보기 힘들다. 자유무역시험구 안에서 외국인 투자규제 대상을 기존 95개에서 45개로 대폭 줄인 '네거티브 리스트'를 적용한다는 진전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작 외국계 기업들은 이곳에 들어가는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조성 시작단계인 슝안신구의 경우도 초기 시장 진입이 중요해 중국 내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곳이지만, 한국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 돈이 되는 중요 업종은 자국 기업들을 더 밀어주고, 개혁개방 뒤에 따라와야하는 디테일한 정책들이 부실해 언제라도 바뀌어 적용될 수 있는 규제가 외국기업들의 진입을 망설이게 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추구하는 개혁개방이 중국 안에서만 통하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