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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 고령사회와 '효도 세제 혜택'

최종수정 2018.07.19 11:50 기사입력 2018.07.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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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우리나라는 올해 전체인구 대비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00년 노인인구 7%의 고령화사회를 맞이한지 18년만에 고령사회에 접어든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노인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도 2026년으로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이행하는 속도는 프랑스 40년, 독일 37년, 미국 21년, 일본 12년과 비교해 보아도 가히 전광석화이다. 그러나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의 인프라와 사회안전망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5.6%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으며, OECD 회원국 평균치 12%의 약 4배에 가깝다.

효는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정서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 도덕이었다. 그러나 현대산업사회의 와중에서 전통적 효의 사상은 어느덧 옛말이 되었고 부모를 돌보지 않은 자식이 늘면서 노인빈곤의 한 원인이 되었다.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가 ‘가족의 책임’이라는 인식은 1998년 89.9%에서 2012년 33.2%로 삼분의 일 토막이 난 반면, ‘사회의 책임’이라는 이해는 1998년 2%에서 2012년 52.9%로 25배 껑충 뛴 여론조사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 최근 늘어나는 ‘효도계약서’ 체결이다. 부모가 생전에 자식에게 재산을 증여하면서 부모를 성실히 부양하겠다는 의무를 계약서에 기재하는 것이다. 부양의무를 위반하면 자식은 증여받은 재산을 반환해야 한다는 단서가 부기됨은 물론이다. 효도계약서에서 한발 더 나아가, 법률로써 불효자를 막자는 이른바 ‘불효자 방지법’도 국회에서 발의되고 있다. ‘울지 않는’ 불효자를 억지로라도 울게 하려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효’에 관한 해프닝은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난 1월 대만 대법원은 한 치과 의사가 본인에게 교육비를 대 준 어머니에 대한 노후 부양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0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하급심 판결을 확정했다. 2015년에는 중국 광저우시 한 미용업체가 달마다 직원들의 월급에서 일정액을 떼어 부모에게 자동 송금하도록 하여 ‘효도세’를 걷는 것이냐는 파장이 일기도 했다.

적어도 많은 나라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도덕의 영역에서 법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다수의 주가 성인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정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다소 상이한데,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과 영국은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국가의 책임으로 보는 반면, 대륙법계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민법에서 명시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효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성인 자녀의 노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인정한다. 심지어 싱가포르와 인도는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형사처벌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민법이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간에는 서로 부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여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의 법적 근거를 이룬다. 다만, 그 부양의무는 2차적인 생활부조의무에 불과하여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초고령사회를 대비하여 우리나라 법제를 어떻게 손질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은 가히 백화제방이다. 예컨대, 효도계약을 체결하지 않더라도 자녀가 부모의 생전에 재산을 증여받은 뒤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부모의 반환청구권을 인정하자는 견해, 민법상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부모의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와 같은 1차적인 의무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견해, 자녀가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불이행할 때에는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여야 한다는 견해 등이 제시된다. 이러한 주장들은 대부분 ‘당근’보다는 ‘채찍’에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러나, 효도라는 도덕가치 제고를 위해 자녀에게 처벌을 한다거나, 재산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그 대신,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를 하는 경우 세제상 지원을 확대하는 등의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해 봄직하다. 현행 노부모를 모시고 살던 자녀가 부모 소유의 주택을 상속받으면 그 상속공제 한도를 상향하여 주는 제도나, 부모 동거봉양으로 인한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확대하는 제도 외에 추가적 세제혜택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작년 말 국회 문턱을 넘지는 못하였지만, 부모님을 요양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봉양하는 경우 의료비 세액공제 폭을 확대하고자 하였던 세법 개정안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고령화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에 와 있고, 그로 파생되는 난제는 국가의 앞날까지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나친 공적 부조의 확대는 복지지출과 관련된 국가재정의 부담으로 귀결될 여지가 있다. 부양의무를 이행한 자녀에 대해 소득공제 및 세액공제 등 다양한 세제상 혜택을 부여한다면 부양의무의 이행을 권장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일견 국가세수의 결손이 생길 수 있지만, 그에 상응하여 국가의 지출부담도 감소될 수 있다. 가족단위의 상호부조가 국가차원의 공적부조보다 당사자의 만족도가 현저히 높은 것은 물론이다. 조선시대 효자들에게 충효문을 세워주었듯, 이제는 세제상의 혜택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효(孝)의 본능’을 깨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시점이다. ▨

백제흠 김앤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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