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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칼럼] 사회적 가치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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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은행에 강도가 들었는데, 은행에 돈이 없어 아무것도 훔치지 못하고 빈손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은행에 훔칠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2013년 마스터카드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벨기에, 프랑스, 캐나다 등 일부 국가의 비(非)현금결제율이 90%를 넘어서며 현금 없는 사회에 진입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스웨덴과 덴마크에서는 2030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동전 발행액은 1032억원으로, 이 중 환수액은 138억원에 그쳤다고 한다. 즉 동전을 100개 만들어 시장에 내보내도 은행에 돌아오는 것은 13개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롯데멤버스는 동전 제작ㆍ유통 및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잔돈을 휴대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 롯데마트와 함께 L.POINT(엘포인트) 잔돈 적립 서비스를 운영해오고 있으며, 지난해 한은에서 시행하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 용역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엘포인트는 롯데마트ㆍ백화점ㆍ슈퍼에 이어 세븐일레븐까지 전국 1만1000여개 매장에서 잔돈을 적립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지난해 잔돈 누적 적립액은 약 19억원 규모로, 엘포인트 회원들은 월평균 99만건, 1억6000만원가량의 잔돈을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2018년 5월까지 적립된 총 누적액은 무려 143억원에 달한다. 롯데멤버스는 동전뿐 아니라 지폐도 엘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도록 세븐일레븐과 함께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카드 등 스마트폰 기반 금융 서비스가 잇따라 쏟아져 나오면서 핀테크(금융+기술)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익숙한 용어가 됐다. 모바일 전문 분석업체에서 발표한 '2018년 APP 경제 전망 예측'에 따르면 올해 역시 증강현실(AR)ㆍP2P(개인 간 거래) 결제ㆍ쇼핑 등이 전 세계 모바일 앱 트렌드라고 한다. 그중 전통 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P2P 결제 앱은 기반을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과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 등이 P2P 결제 분야에서 활동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카카오가 만든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지 겨우 4일 만에 5000억원이 넘는 대출ㆍ예금을 달성하면서 신드롬을 일으킨 바 있다. 기존 금융권은 더 이상 과거의 명성에만 기댈 수 없는 무한 경쟁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롯데멤버스도 P2P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약 75%에 해당하는 38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엘포인트는 연간 포인트 거래량이 5000억원, 연간 포인트 유관 매출은 40조원에 달한다. 이에 롯데멤버스는 인터넷은행과 함께 업계 최초로 P2P 결제 모델을 추진하려고 한다. P2P 결제 모델을 통해 제휴 가맹점은 신용ㆍ체크카드 및 인터넷은행 직불 계좌 등으로 결제 시 발생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결제대행(PG) 플랫폼을 갖춘 엘포인트와 간편결제 서비스인 L.pay(엘페이)를 이용해 최소화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지원 및 컨설팅을 받을 수 있고, 향후에는 P2P 금융을 통한 예금 및 자금 대출 등도 가능할 것이다.
또한 절감된 가맹점 수수료로 발생한 이익을 고객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포인트로 리워드해줄 수 있으며,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혜택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제휴 가맹점의 매출 상승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등 엘포인트와 엘페이를 더 많이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그릴 수 있다.

최근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학 교수는 영리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갖고 공유 가치 창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유펜의와튼스쿨제러미리프킨 교수 역시 공유사회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멤버스를 비롯해 많은 국내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강승하 롯데멤버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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